보라순이 : 뽀 이야기 하나 - 오락가락하는 기억의 조각들
저희집 2000년생, 여덟살 난 막둥이 뽀 이야기입니다.
위로 열살, 일곱살 터울진 두 녀석이 있지만, 이 방은 뽀의 방으로 하고 싶습니다.
물론, 가끔씩은 오빠들 이야기도 풀어 놓을거지만요...
제가 수다성의 딴소리로 곁길 빠지는 것이 전문이므로 영어이야기만 간략히 하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조금 재미 없더라도 이렇게 신고식을 끝낸 후에
자질구레하지만 아기자기한 일상의 일들을 적어 나갈까 합니다.
언제부터였는지 정확한 기억이 없지만, 조각 조각난 기억들을 맞춰 보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뽀가 세살 정도까지는 제 사는 꼴도 정신없는 날들의 연속이었던지라 뭐가 먼저고 뭐가 나중인지
저도 헷갈려서 아주 정신 사나운 글이 될까 걱정이 앞섭니다.
'-같습니다..' 표현을 남발하더라도 이해해주세요.
백일을 막 지나고서 부터 두돌 조금 지날 때까지 대략 하루 열두시간정도를 남의 손에서 커야 했습니다.
뽀를 맡기던 첫 날 아침, 아이를 안고 차안에서 한참을 울었다는... 꺼이꺼이^^
잘 먹던 젖을 억지로 떼고 났더니 손가락을 심하게 빨아서 다시 밤에 집으로 돌아오면 나오지도 않는
빈 젖꼭지를 물렸더니 그 버릇이 다섯살까지 갔었더랬지요.
낮잠을 잘 때도 꼭 쮸쮸를 먹어야 해서 기차 타고 가거나 할 때도 몰래 몰래 옷 뒤집어쓰고 잠들어야했어요^^
지금도 옆에 드러눕거나 안아만주어도 자동으로 쮸쮸 쪼몰락거리기 들어옵니다.
(곁길---음냐음냐)
첫째가 5학년, 둘째가 2학년 쯤 떠듬떠듬거리면서 인터넷이란 것을 시작하게 되었던 것 같고
큰 녀석(뚜비)는 그 때쯤 이화어학원을 다녔었고
둘째(나나)는 영어학원이랍시고 다니다가 관두고 미세스키를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 때쯤 스토리하우스도 알게 되었던 것 같고 모싸이트도 가입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경로는 아무리 생각해도 도대체가 알 길이 없습니다.;;;
영어 싸이트를 장님 뭐 더듬듯이 하다가 손에 잡힌듯 합니다.
그 무렵 평일에 하루 쉴 수 있는 날, 뽀를 데리고 하바 놀이학교를 다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뽀에게는 큰 행운이었던 것이 바로 앞에 스토리하우스 매장이 있었습니다.
하바 끝나면 작은 매장에 들러서 영어책을 신기해서 구경하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거기서 처음으로 구입했던 것이 바로 "Brown Bear, Brown Bear What Do You Se?" 입니다.
그 때부터 차 타고 다닐 때 듣기 시작 했었던 것 같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그렇듯, 반응이 무지하게 빠른 책이지요.
테잎만 틀어 놓으면 엉덩이 들썩들썩거리면서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던 것 같아요.
손 때묻은 정이 깊은지라 저희 집에 유일하게 표지가 손상된 책이기도 합니다.
뽀 그림 조금, 전화통만 잡으면 아무데나 끄적거리면서 수다떠는 엄마의 낚서질로..ㅋ~
기념으로다가 찰칵!
스토리하우스는 둘째 오빠를 보려주려고 1년치 신청해주었습니다.
자연히 오빠가 들을 때, 옆에 붙어 앉아 있거나 왔다갔다 하면거 귀동냥을 했었겠지요.
그 즈음에 스칼래스틱비디오를 구입해서 함께 보았던 것 같습니다.
"Rosie's Walk" 책을 본 후에 같은 내용의 비디오를 보고 팔짝팔짝 뛸 정도로 좋아했던 모습,
"Five Little Monkeys Jumping..." 들을때는 아이들 셋, 저까지 나란히 앉아 깔깔거리며
함께 노래부르고 했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갑자기 울컥해지네요..
사는 것이 힘들어 죽겠다고 꺽꺽거렸던 그 시절이
지나고나니 그때로 돌아가고 싶을 정도로 그리워지니 내 참..
낮에는 뽀 봐주시던 집에서 까이유나 스칼래스틱비디오를 하나 정도씩 봤었고
차로 움직일 때는 Brown bear, Five Little Monkeys Jumping..등을 듣고 다녔던 것 같습니다.
함께 책도 읽어 주었었겠지요..
이것이 2001년 가을서부터 2002년 초여름까지의 경기도 어느땅에서 살았던 기억들입니다.
아는이 아무도 없는 강원도 땅을 무작정 찾아 든 후에 모습은 다음으로 옮겨보겠습니다.
쓰다보면 차차로 정리가 되겠지요.
시시로 수정들어가지 싶습니다.^^
깊은샘님,,부족한 저희에게 방까지 내주셔서 뭐라 감사인사를 드려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많이 쑥스럽구요.
깊은 샘가의 작은 그늘이라도 되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