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놈 잡는 '맹모 아내' 잠재운 비법 들어보니.....
일 잘하고 싹싹하기로 소문난 재무팀 정 과장. 금요일 밤이라 귀가를 서두르는 마케팅팀 이 과장, 최 과장에게 “딱 한 잔씩만 하자”고 애걸을 한다. “왜, 고민 있어?” 한 번 마셨다 하면 말술이지만, 절대 먼저 권하는 법 없는 젠틀맨 정 과장이어서다.
“마누라 땜에 미치겠어.” “어째, 애인이라도 생겼대?”
사연이 요지경이긴 했다. 시부모 물려주신 집 팔아 강남 월셋집으로 이사를 단행한 아내가 4학년 아들놈을 쥐 잡듯 한다는 거였다. 사납고 집요하기가 ‘겨울새’의 박원숙 저리 가라여서, 영어학원 성적이 지난달보다 2점 떨어진 아들 종아리를 ‘쩜당 10’으로 계산해 그 자리에서 스무 대를 때리는가 하면, 숙제 다 할 때까지 잠 안 재우기가 다반사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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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수씨랑 진지하게 얘기해 보지 그래?”
“애 엇나간다 협박을 해도 절벽이야. 교육은 당신처럼 입으로 떠벌리는 게 아니라는 둥, 이렇게 해도 특목고 갈 둥 말 둥이라며 두 눈을 부라리는데, 저 여인이 첫눈 온다고 손뼉치며 좋아라 하던 그 여인이 맞나 의심스러워.”
이때 말없이 소주만 들이켜던 최 과장, 마침내 입을 연다. “돌파구가 없지는 않지.” 듣자하니 최 과장의 아내 또한 지역구의 소문난 맹모(猛母)였다고. 한때 별거까지 결심했던 그가 막판 승부수로 띄운 비방은 의외로 간단했다.
비방1. “사나운 아내는 게으른 남편이 만들지. 정 과장, 토요일 새벽이면 있는 끈 없는 끈 다 동원해 골프 치러 가지? 아니면 늘어져라 주무시고. 미친 척하고 토요일 오후 4시간만 애한테 투자해봐. ‘내가 집안의 왕’이라고 울부짖는다고 왕이 되나? 신물, 즉 물증이 있어야 가장의 말발이 서는 법.”
비방2. ‘공부 암만 잘해도 성격 이상하면 하버드가 싫어한다’ 류의 신문기사들 오려서 어부인 화장대에 올려놓기. “씨알도 안 먹힌다고? 그래서 반복학습이 중요하다고 선생님들 누누이 말씀하시지.”
비방3. 밀어(密語)는 동료 여직원 말고 마누라에게! “대학까지 나온 여자들이 사교육 광풍에 휩쓸리는 진짜 이유 알려줄까? 공허함 때문이야. 애 학교서 살다시피 하는 엄마들 목적이 자아실현 때문이라잖아. 억울하지만, 다 남정네 하기 나름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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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남편들, 아니 남자들 말에 귀 기울여봅시다. 모여서 무슨 궁시렁들을 하는지. 나이 어리다고 소홀히 볼 일도 아닙니다. 퇴근해 방문을 열어놓은 채로 옷을 훌훌 벗어 던지다 방귀를 뽕 뀌는 엄마에게 여덟 살짜리 아들녀석이 문지방에 서서 궁시렁거립니다. “엄마는 변태야.”
김윤덕 기자
출처/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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