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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남편 말도 들어보세요.. ^^

깊은샘1 2007. 11. 21. 11:29

 

 

 

아들놈 잡는 '맹모 아내' 잠재운 비법 들어보니.....

 

일 잘하고 싹싹하기로 소문난 재무팀 정 과장. 금요일 밤이라 귀가를 서두르는 마케팅팀 이 과장, 최 과장에게 “딱 한 잔씩만 하자”고 애걸을 한다. “왜, 고민 있어?” 한 번 마셨다 하면 말술이지만, 절대 먼저 권하는 법 없는 젠틀맨 정 과장이어서다.

“마누라 땜에 미치겠어.” “어째, 애인이라도 생겼대?”

사연이 요지경이긴 했다. 시부모 물려주신 집 팔아 강남 월셋집으로 이사를 단행한 아내가 4학년 아들놈을 쥐 잡듯 한다는 거였다. 사납고 집요하기가 ‘겨울새’의 박원숙 저리 가라여서, 영어학원 성적이 지난달보다 2점 떨어진 아들 종아리를 ‘쩜당 10’으로 계산해 그 자리에서 스무 대를 때리는가 하면, 숙제 다 할 때까지 잠 안 재우기가 다반사란다.


아이 책상 앞에 빼곡히 붙여놓은 표어들도 가관이다. ‘개같이 공부해서 정승같이 놀자’ ‘오늘 흘린 침, 내일 흘릴 눈물’ ‘학벌은 돈, 성공은 성적순이잖아요’….

“제수씨랑 진지하게 얘기해 보지 그래?”

“애 엇나간다 협박을 해도 절벽이야. 교육은 당신처럼 입으로 떠벌리는 게 아니라는 둥, 이렇게 해도 특목고 갈 둥 말 둥이라며 두 눈을 부라리는데, 저 여인이 첫눈 온다고 손뼉치며 좋아라 하던 그 여인이 맞나 의심스러워.”

이때 말없이 소주만 들이켜던 최 과장, 마침내 입을 연다. “돌파구가 없지는 않지.” 듣자하니 최 과장의 아내 또한 지역구의 소문난 맹모(猛母)였다고. 한때 별거까지 결심했던 그가 막판 승부수로 띄운 비방은 의외로 간단했다.
비방1. “사나운 아내는 게으른 남편이 만들지. 정 과장, 토요일 새벽이면 있는 끈 없는 끈 다 동원해 골프 치러 가지? 아니면 늘어져라 주무시고. 미친 척하고 토요일 오후 4시간만 애한테 투자해봐. ‘내가 집안의 왕’이라고 울부짖는다고 왕이 되나? 신물, 즉 물증이 있어야 가장의 말발이 서는 법.”

비방2. ‘공부 암만 잘해도 성격 이상하면 하버드가 싫어한다’ 류의 신문기사들 오려서 어부인 화장대에 올려놓기. “씨알도 안 먹힌다고? 그래서 반복학습이 중요하다고 선생님들 누누이 말씀하시지.”

비방3. 밀어(密語)는 동료 여직원 말고 마누라에게! “대학까지 나온 여자들이 사교육 광풍에 휩쓸리는 진짜 이유 알려줄까? 공허함 때문이야. 애 학교서 살다시피 하는 엄마들 목적이 자아실현 때문이라잖아. 억울하지만, 다 남정네 하기 나름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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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남편들, 아니 남자들 말에 귀 기울여봅시다. 모여서 무슨 궁시렁들을 하는지. 나이 어리다고 소홀히 볼 일도 아닙니다. 퇴근해 방문을 열어놓은 채로 옷을 훌훌 벗어 던지다 방귀를 뽕 뀌는 엄마에게 여덟 살짜리 아들녀석이 문지방에 서서 궁시렁거립니다. “엄마는 변태야.”


김윤덕 기자

출처/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