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영어 길잡이/영어전반

(펌)깊은샘 : 엄마표에도 유형이 있군요

깊은샘1 2007. 12. 16. 10:49

블로그 > 영어교육박사 홍현주의 블로그
원본 http://blog.naver.com/hienjew/110010020585

 

딸둘맘님이 가장 좋아하는 추천하는 블로그라고 하셔서 놀러갔다가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글인 것 같아서 퍼왔습니다.

여러분은 어느 유형에 해당하십니까?

ㅎㅎ 저는 다 해당되는 것 같습니다요.

 

그동안 제가 개인적으로 테스트한 초등, 중등학생의 수가 약 200명입니다. 대학선생으로 어린 학생을 직접 테스트할 일은 흔치않으니 귀한 기회를 얻은 셈이지요. 학생 개인별로 reading, writing 그리고 oral test를 실시한 후에 부모와 자녀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때로는 미국 학력고사에 해당하는 시험을 치르는 경우도 있구요. 정확히 통계를 내지는 않았습니다만 소위 어학원이라는 곳에서 들입다 토플과 단어 공부하는 게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은 재차 확인했습니다. 고가의 어학원을 2년 이상 다녔다는 6학년 이상 학생 중에  짤막한 글짓기를 제대로 완성한 아이가 참 드물었습니다.


만나 뵌 부모들이 거짓말 안 보태고 100프로 초 열성 맹렬 학부모였습니다. 지방에서 새벽 기차에 애 둘 싣고 올라오는 엄마. 해산일이 얼마 남지 않은 몸으로 큰 아이 데리고 와서 서성이는 엄마. 4시간 이상 걸리는 미국 학력고사를 볼 때 문 밖에서 꼬박 대기하며 노심초사하는 분 등. 상담을 통해 이 엄마들 대부분이 아이가 어릴 때는 직접 가르쳤고 고학년이 되어서도 주도적으로 자녀의 영어교육을 계획하고 안내하는 엄마표 영어 선봉장들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엄마표 영어에 대해 걱정이 생겼습니다. 제가 걱정하는 것은 그 엄마표 아이들의 영어 실력이 아닙니다. 아직 어린 아이들인데 앞으로 얼마든지 실력은 향상됩니다. 문제는 아이들이 지쳐있다는 겁니다. 시험지를 받아놓고 한 글자도 쓰지 않고 앉아있는 아이들이 더러 있었습니다. 일종의 거부증 같습디다. 몇 가지 기억나는 사례로 엄마는 열성인데 아이가 의욕을 잃은 경우를 말할까 합니다. 엄마 유형을 우스개삼아 늘어놓는 겁니다.


먼저, “난 알아요!”유형. 이런 엄마들은 오만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본인이 영어를 할 줄 알거나 외국에 살았던 경험으로 선무당(?)이 되어 동네 아줌마들 사이에서 영어 전문가로 통합니다. 교재와 책 선정, 훌륭하게 해내고 아이도 영어를 잘 하게 만들었지요. 문제는 그 이유로 다른 사람의 기를 죽입니다. 그 집 자녀가 두꺼운 영어소설을 줄줄 읽는다는데 글을 써보게 했더니 글솜씨는 유아 동화 수준도 못 되더이다. 두꺼운 책 읽느라 지친 자녀가 안 보이는 모양이데요.


둘째, “나를 따르라!”유형. 영어교육에 관한한 모르는 게 없는 박학다식파들입니다. 동네 학원정보에 훤합니다. 그 정보라는 것이 알고 보면 개인의 경험입니다. 자기 아이가 성적이 안 오르거나 레벨이 낮게 나오는 학원은 다 별 볼일 없다고 여깁니다. 공부법에 관한 책도 많이 읽고 활달한데다 지도력(?)도 탁월해 동네 엄마들을 몰고 다닙니다. 이 엄마에게 잘 보인 학원에는 사람을 몰아다 주지요. 반대로 수틀리면 다 끌고 나갑니다.


셋째, “요즘 뭐해?”유형. 조용한 듯해도 주변 사람 자녀들이 뭐하는지 다 캐고 비교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엄마는 상담도 단체로 받으러 와서 곁눈질을 합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같이 온 다른 엄마의 자녀가 영어실력이 더 높으면 실망이 큽니다. 시작부터 저 집 아이가 영어를 더 잘한다고 말해 놓고도 말이죠. 이런 엄마들은 그다지 극성부리는 타입이 아닌 듯하나 시간이 지날수록 대단한 맹렬 학부모임이 드러납니다. 계속 남의 아이에 대해 종알거리며 비교를 하거든요.


넷째, “이거 좋다던데”유형. 좋다는 건 일단 하고 보는 적극적인 사람들입니다. 캠프, 언어연수, 영어마을 다 데리고 다닙니다. 유명 강사, 학원 다 찾아가고 설명회 듣고 전화해보고. 그 바람에 아이는 한 군데서  몇 개월을 못 넘깁니다. 주문한 교재와 책도 몇 셋트. 그러면서 ‘나만큼 자식한테 잘 하는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 하지요. 그러나 아이는 도대체 뭘 배우는지 모르고 끌려 다닙니다. 비단 영어뿐이겠습니까. 좋다는 것은 다 해보지만 길게 안 갑니다. 프로그램 등록하는데 카드 몇 개가 계속 사용한도를 넘어 사용을 못 했다는 말을 서슴없이 하더이다.


다섯째, “포기하지 마”유형. 엄마의 의지, 아니 고집이 불통이어서 끝까지 밀어붙입니다. 아이가 도저히 못 하겠다는 데도 유명 어학원, 명강사 그리고 조기유학을 진행합니다. 목표는 항상 신문에 나온 천재 아이들입니다. 어떤 아이가 테스트 도중 자기 몸을 두 주먹으로 막 때려요. 시간 안에 문제를 못 풀겠다는 겁니다. 제가 다음에 와서 마저 치러도 된다고 달랬는데 엄마한테 혼난다고 끝까지 고통스럽게 문제를 풀더군요. 유학 가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말하는 엄마표 영어는 동화읽기입니다. 초등학생에게는 영어동화를 넘치게 읽히라고 노래를 부릅니다. 일일이 번역할 것도 없고 모르는 어휘가 있어도 그림과 문맥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작가들은 중요한 내용이라면 어려가지 방식으로 다시 표현하기 때문에 이야기의 흐름을 알았다면 어휘나 특정 문법에 매달리지 않고 지나가도 됩니다. 이 보다 쉬운 일이 어디 있겠냐싶은데 이것도 영어나 좀 아는 저의 오만인 모양입니다. 그러고 보니 저는 “난 알아요!” 유형이네요. 여러분은 어떠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