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9월
드디어, 강원도행을 "감행"합니다.
간단한 살림살이를 꾸려서 뽀, 미스타깡(who?^^), 그리고 보라순이 이렇게 세 식구만 임시 거주를 시작했습니다.
무모하고 막막한 "시도" 였기에 아들 두 녀석은 할머니 손에 잠시 맡겨두고서요.
쓰다보면 뽀이야기가 아니라 제 이야기가 되어버려서 지우고 지우고 그럽니다.
주중은 강원도에서 주말은 아들 녀석들 있는 경기도 땅으로 왔다갔다하는 생활이 근 6개월은 계속 된 것 같습니다. 그 때는 제가 강원도의 험한 길에 잔뜩 겁을 먹은지라 청량리까지 기차타고 다시 전철타고 경기도로 가는, 체력싸움을 해야 했습니다.
트렁크하나 끌고 세살 먹은 뽀랑 청량리역 계단 오르내리는 것이 가장 힘이 들었던 것 같아요.
날이 차가워지니 옷은 두꺼워지고 뽀는 잠들어있기 일쑤여서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얼굴 벌개져서 돌아다녔었지요. 아직 팔팔했던 30대여서 가능하지 않았을까..뭐 빛바랜 막바지 몸부림이였지만^^
나는 아직 젊다, 젊다 하면서요^^
그 궁상을 떨면서도 트렁크속에는 항상 뽀가 차안에서 볼 책들과 심지어는 퍼즐게임도 몇가지 집어넣고 다녔었습니다. 세시간이상 가는 기차안에서 거의 도착할 때쯤에나 지쳐서 잠들어버리니 손이나 눈을 잡아 두고 있어야 할 것들이 필요했지요.
그 때 듣고 읽어주고 하던 책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하나입니다.
DK Toddler Story Book
책 일곱권이 CD 1장에 녹음 되어 있었는데 마르고 닳도록 듣고 읽었던 것 같습니다.
CD 소리 들으면서 엄마랑 책보기 할 때는 책을 흩어놓아도 순서에 딱 맞춰서 찾아 드는 모습에
뒤로 벌렁 벌렁 넘어갔던 기억이 나는군요..그 있잖습니까? 자뻑의 멘트..
"오메~ *잰가벼" ㅎㅎ( 아공,쑥스럽당;;;)
들고 온 책들 읽어주고 VCR을 두고와서 디즈니 방송으로 비디오보기를 대신했던 것 같고
책 읽어주고 놀아주면서 잠탱이 뽀의 하루 10시간((^^)을 꼬박 함께 붙어 있을 수가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그즈음에 무엇을 했었는지 머릿속에 남아 있는 것들이 거의 없습니다.
오죽하면 제가 영어책방 싸이트의 주문내역까지 뒤져 봤다는...^^
세살 아가를 데리고 놀아 주었던 시간들이 제대로 남아 있을만 한 것들이 없을테고
그나마 남아 있을 법만 기억들도 주말가족의 불안과 부산함속에 묻혀버린 느낌입니다.
그래서^^
손에 잡고 날마다 놀았음직한 조그만 책들을 올리는 것으로 두번째이야기는 대충...^^
생쥐 Washington과 고양이 DeeCee의 꼬마돼지 Preston에게 당하기만하는
알콩달콩이야기 멍청한 Mr.Wolf
(두 시리즈 모두 오바해가면서 읽어 주기에 딱이었습니다. 글씨 모양도 재미있지요)
Spot 시리즈 DK / Big Blue House/ Blue's Clues Pat the Bunny 外
갖고 놀았던 인형들보다도 아마 더 좋아하고 손때가 묻었을 책들입니다.
두어해 넘게 드러누워서 낄낄거리며 함께 보았던 것들이라 저와 뽀에게는 보물과도 같습니다.
옆집 아짐의 '읽지도 않는 책 두면 뭐하나, 넘겨라' 는 말에 가슴이 철렁해서
'안된다, 손자, 손녀에게 물려줘야한다' 는 말로 간신히 어색한 분위기를 면하기도 했었지요.
보는 것만으로 흐뭇해하면서 항상 책꽂이 한켠을 차지하고 있을 겁니다.
책 꺼내서 이리저리 사진 찍고 하는 통에 먼지도 털어내고
뽀도 피식피식 웃으며 참 오랜만에 들춰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작은 흔적들이라도 남아있는 네살부터의 이야기는 다음으로 넘겨버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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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이야기 하나」에서 수정 들어갔습니다. 힝~
2002년 가을서부터 2003년 초여름까지 ㅡ> 2001년 가을~2002년 초여름으로 ..
제가 작년에도 2007년인줄 알고 몇달 산 경험이 있습니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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