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샘물고등수다방

초록구경-구절리레일바이크

깊은샘1 2007. 5. 3. 01:00
5258 벼르고 벼르던 정선레일바이크를 탔다.

 

 작년 이맘때 아이들의 중간고사 끝나는 날에 맞춰 예약했다가 시험이 연기되는 바람에

 불발에 그쳤던 것을 1년 내내 시간을 내지 못했었다.

 

 올해는 나나 시험이 끝나는 날에 내가 직접 데려갈양으로 예약해 두었었다.

 

 3주일의 긴 시험모드가 끝난 어제 오후,

 나나가 청소당번이 걸려서 2시가 훌쩍 넘어서야 출발할 수 있었다.

 

 2시 40분..

 마지막 5시 타임으로 예약했는데 서둘러야했다.

 비가 오락가락했지만, 비내리는 경치가 더 운치있을거라는 기대와

 오랜만의 나들이라는 설레임과 함께

 출발이다.

 

   출발한지 10분도 안되어서 뽀는 잠이 들고 나나가 뒷자리에서 사진을 찍었다.

   일터로 가는 도로..

   일상을 잊고 평화로움이 있는..

   지난 시간들을 추억하기도 하고 나만의 마음의 휴식을 누릴 수 있는 길이다.

   비오는 산과 나무들이 초록물을 잔뜩 머금고 있다.

   40여분을 달려오면..

   여기서 우회전하면 바로 일터가 있는 곳,

   직진하면 정선방향..

   강원도로 옮겨 앉은지가 4년이 넘었는데도 이쪽방향은 처음으로 직접 운전해서 가보는거다.

   앞으로 1시간 30분정도 더 달려야 하지 않을까..

   우우우~

   운전하는 내가 멀미가 날 지경이니

   멀미대장 나나가 괴로워서 오만상을 찌푸리면서 난리법석을 떠는 것도 당연하다.

   여기만 내려가면 구비구비 길이 좀 진정될 것 같은지 정신차린 뽀가

   카메라를 다시 집어 들었다.

   여전히 뽀는 zzz

   3시 15분이다.

   정선에서 42번국도 임계방향으로 20여분 달리니

   드디어 좌회전하라는 구절리레일바이크 표지판이 보인다.

   곯아떨어진 뽀를 깨우니 언제 잤냐싶게 눈이 말똥말똥하다. 좋아 죽겠지?

  

   다시 작은 시골길을 20여분 들어갔다.

 

   4시 50분 도착

   빗방울이 더 굵어져서 우비사고 화장실 다녀오고 정신이 없다.

   출발 직전

   4인용을 빌렸으니 앞자리는 뽀가 백설공주 우산쓰고 앉았다.

   나나와 내가 운전병..

   미스타깡이나 뚜비랑 왔다면 나도 왕비처럼 우산쓰고 우아를 떨 수 있을텐데..

   앉자마자 (투실투실 넘쳐나는 살집에도 불구하고^^) 딱딱하고 아프다.

   나나는 함께 못 온 형아가 맘에 걸리나보다.

   다음에 형아랑 다시 와야겠단다..무지 좋아할거라고..

   우후~ 야~~~

   뽀, 나나 모두 소리지르고 신이 났다.

   달리자!

 

   나즈막한 산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마을이 예쁘다.

   나나와 뽀가 가장 좋아했던 터널 통과!

 

   쉬는 곳이다.

 

   오뎅 2개씩 사이좋게 나눠먹고 뜨거운 국물 마시고

   불옆에서 잠시 몸을 녹힌 후에 출발.

   삶은 옥수수 2개를 샀는데..냉동치고 너무 맛있었다.

   더 사지 못한 것을 돌아오는 차안에서 내내 아쉬워해야했다.

   슬슬 패달 밟는 것이 힘들고 숨이 차는 걸보니 거의 도착할 때가 되었나보다.

 

    아쉬움을 남기고 아우라지역 도착.

    왼편의 열차가 뒤따라 내려와서 바이크를 다시 구절리역으로 옮겨놓늗다.

    우리도 함께 승차.

 

   구절리가는 기차안에서..

 

    다시 구절리 도착

 

   '여치'다,  '유재석아저씨다'  둘이서 입씨름 中

 

  뽀는 유재석아저씨집에서 스파게티 못 먹어서 살짝 삐졌다.

  철길에 왔으니 마지막으로 이것만큼은 꼭 하고 가야겠지..

  나나, 뽀..손잡고 걸었으면 보기가 더 좋았겠다, 그치?

  고등학교시절,

  학교 뒷편의 경인선 철길을 걸었던 기억들이 비안개처럼 피어오르기도 했던 시간들..

 

  여름

  저녁나절즈음에 다시 한 번 와봤으면 좋겠다.

  그 때는 뽀랑 손잡고 왕비노릇 좀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