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샘물고등수다방

새벽밤 : 쉬어 갑시다*^^*

깊은샘1 2007. 4. 27. 20:56

쉬어 가자고 하다 샘님한테 찍힐지 몰라요 ㅎㅎ

읽다 맘이 찡해서 올려봅니다.

 

 

 

시골느티나무 같이 든든한 사람

 

 

 

아들딸이 태어났을 때 가장 행복했던 사람

 

새벽에 출근해 한밤중에 들어와도 아이들 자는 모습만으로도 힘이 솟는 사람

 

좋아하던 술 담배 줄이면서 아이들 웃는 얼굴 생각하며 장난감 사주던 사람

 

아들딸의 떨어진 성적이 자신의 부족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친구들의 자식자랑 경쟁에 제일 큰 목소리로 자랑하는 사람

 

상사에게 질책받으면서도 책상 한 귀퉁이 가족사진 보며 씨익 웃던 사람

 

오늘도 변함없이 세상속으로 출근하는 사람

 

아버지

 

당신은 제게 살아가는 힘 입니다.

 

 

전 예나 지금이나 아버지 얘기만 나오면 눈물이 글썽입니다.

안계시냐구요?  아니요

작년에 칠순이셔서 가까운 가족들과 조촐한 파티를 했어요.

저흰 딸만 셋인데 그 딸들은 모두 딸 하나, 아들 하나 낳았지요.

당신에게 넘 인색하시고 근면, 검소, 모든 생활의 모범을 보이시고

허튼 일에는 눈도 안 돌리시는 아주 근엄하고 무서운,

그렇지만 딸들에겐 한없이 자상하신 아버지이지요.

 

지금도 우리 아이들과의 일로 속상할 때면

예전에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어떻게 하셨는지 곰곰 생각해 봅니다.

그럼 맘이 평온해지고 그렇지 난 아직도 멀었네 하곤 다시 맘을 다 잡습니다.

 

칠순이시지만 아직도 일을 하고 계십니다.

얼마전 아버지 칠순겸 친정식구끼리 1박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충주의 꽤 괜찮은 펜션에서 고기 구워먹고, 아이들과 농구하고,

노래방에서 열심히 노래하고 1박이라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즐겁게 지내고 돌아오는 차안에서 일어난 ...

 

아버지의 회사일이었지요.

미군이 사고를 내, 담당자인 아버지에게로 계속 전화가 온거죠.

막내네 아이들과 차를 함께 타고 계셨는데

할아버지의 영어로 말씀하시는 소리를 아이들은 첨 듣게 되었고,

자기네 학원선생님보다 영어 짱 잘해

그래서 우리는 한참 웃었습니다. 왜 아니겠어요?

영어로만 일하신지 30년이 넘으셨으니까요. 그 옛날에 사전을 먹어가며 공부를 하셨다는데..

저희 딸들은 부끄러울 따름이죠.

 

그래요 아버지는 영어를 잘 하십니다.

아직도 능력이 있으셔서 Delay 하시구요.

제겐 늘 하늘과 같은 존재이구요. 지금도 존경하지요.

사람에게 한 가지의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건 그 사람을 살게 하는 활력소 인 것 같아요.  

늘 언제나 그 자리에서 항상 똑같다는 건 사실 어려우나

아버진 항상 그러셨어요.

그래서 항상 든든했고 지금도 든든하답니다.

 

싯구절 하나 써 놓고 말이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