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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파파 : 글을 시작하면서

깊은샘1 2007. 10. 17. 10:51

이 글은 제가 의도했던 건 아니구요. 다른 사이트에 올리다보니 쓰게 된(아니, 쓰고 있는 중) 것입니다. 아이에 대해 궁시렁거리는 게 별로 내키진 않거든요. 막상 그대로 복사하려니 여기와 맞지 않는 부분도 많은 듯 해서 조금 편집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썼으면 하지만 말한 것처럼 시간이 허락하지 않네요.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그 사이트는 회원수가 많아 하고 싶은 말을 그대로 하긴 어려워요. 워낙 다양한 분이 계시니까요. 또 그간 몇 차례 글을 올렸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안다는 걸 감안하고 쓰는 거죠.

 

의도했던 게 아니라고 했는데, 한 분의 권유로 쓰기 시작했기 때문이에요. 단양에 계신 분이라면 아실 거에요. 이 자리를 빌려서도 그 분께 감사드리고 싶어요. 생면부지의 분이신데 어느 날 연락이 닿아 도움을 받게 되었어요. 캐나다에 있던 딸이 돌아오면서 한번 찾아가 뵈었구요, 추석연휴 때 온 가족이 방문했지요. 전 그 때 처음 만났어요. 특정한 도움보다 그 분께서 3년 남짓 제 딸을 생각해 주셨다는 사실이 정말 놀라웠지요. 쉽지 않은 일이죠. 인터넷에 오른 글 하나를 보고서 그런 생각을 하셨다니 말이죠.

 

이 분이 딸을 만나고 나서 너무 높이 평가를 하세요. 사실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는 모르겠네요. 일단 이런 생각은 한답니다. 딸을 키운 과정이 좀 특이했어요. 제 입으로 이런 말을 하니 어색하지만, 아무튼 그랬다고 믿어주세요. 많은 사람들이 바다로 갈 때 몇 사람이 산으로 간다면 눈에 띄죠? 아마 비슷할 거에요. 산으로 간 사람이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을 수도 있고, 그 사실만 놓고 산에 대해 잘 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거에요. 글을 쓰면서 교육이란 무엇인가 라는 생각을 늘 했어요. 아이를 키운다는 생각을 많이 하죠. 어릴 때는 그렇지 않아도 막상 경쟁에 부딪히면서 아이키우기가 공부(특히 영어)나 진로로 바로 연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더군요. 사람 살기 어렵다는 건 잘 알아요. 몸으로 체험했거든요. 아니, 지금도 하고 있구요.

 

교육은 사람 키우기라고 생각했어요. 딸이 중학교에 막 입학했을 때 동네 학원을 한 동안 서성인 적이 있었어요. 뭘 배우는지, 아이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그 속에서 무엇을 느끼는지 정말 궁금했어요. 결론은 나중에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난 아이를 저렇게 키우진 않겠다는 거였죠. 각자의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한 길을 걷기 시작했는데 딸의 성취가 상당히 높게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기대한 적도 별로 없는데, 그렇게 되어버린 거죠. 얼마나 높으냐? 이런 걸 따질 계기는 아니라고 보구요. 보통 아이들보다는 잘 하는 수준에 이른 거죠.

 

제가 실천한 교육에 대한 생각이 얼마나 영향을 미쳤느냐? 잘 모르겠어요. 둘째는 영어도 공부도 잘 하지 않거든요. 시켜본 적도 별로 없구요. 생각할 수 있는 건, 아이의 특성과 환경이 여러 가지로 잘 맞았다고 봐야죠. 책을 초3 여름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흡수하는 속도가 상당히 빨랐어요. 독서의 영향, 상당하다고 보죠. 특히 어린 나이일수록 그 영향의 폭과 깊이가 커다고 봐요. 그런데 초3이면 나이가 좀 들었다고 봐야죠. 나중에 영어를 이야기할 때 다시 쓰겠지만, 그 힘이 놀랍더군요(저의 눈으로 봐서, 기대수준을 감안한다면). 아마 잠재된 독서능력, 언어능력이 드러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그걸 맞추어 준 것이 제 역할이라고 한다면 그렇겠죠. 하지만 모두 같은 성취를 이루진 않겠죠. 아이마다 갖고 있는 힘이나 방향이 다르니까요. 그런 걸 감안하더라도 독서는 아이들에게 막강한 힘을 가져다 준다고 믿어요(어릴 수록).

 

정리할 시간이 부족하니(새로 쓰면 좋겠는데) 일단은 다른 곳에 올린 글을 조금 수정해서 올릴 게요. 말한 것을 감안하면서 읽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