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네 이야기/루루벨네

루루벨 : 청심 합격 후기 (2)

깊은샘1 2007. 7. 18. 17:52

[펌]

 

 

지나온 발자취를 마치며 (1차 합격자 발표 ~ 2차 면접 준비 까지) 

 

 

 

1차 합격자가 발표를 기다리는 시간은 평온한 듯 했다.

 

새로 시작한 영어 수업에 적응하느라 일요일 저녁 늦게 까지 하고 있었으므로, 수학을 전혀 손대지 못하는 것 외에는 크게 불만스럽지도  불안하지도 않은 시간이었다고....

 

또한 불합격이 된다면 아이의 다음 진학에 대한 고민과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생각했다.

불합격이 된다면 창피하거나 실패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운으로 돌리고자 했으며, 무엇을 얻을 수 있었는 지를 생각하고자 하였다.

 

그래 !!!   오랜 시간 더 같이 할 수 있다는 그 기쁨 만으로도 추억을 자랑스럽게 생각 했을 것이다.  더욱 더 사랑한단 말을 자주하고 함께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고 감사하였으리라.

 

하지만 부모인지라 1차 합격자 발표 전날 평온한 마음이 흔들린다.

대학 입시에도 떨리지 않았던 나인데....     아이가 어떻게 실패를 견뎌낼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 것이다.

모든 부모의 마음이 이러 하였을 것이다.

 

1차 합격자 명단을 보고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으니. 시험은 시험이었나 보다. 

여기저기에서 많은 아이들의 탈락 소식이 들려 왔으며, 아이도 당연히 되어야 하는 아이들이 탈락한 것에 당혹해 하였다.

어찌된 것일까?

 

알수 없는 추측만이 난무했고, 아이에게 입시의 속성에 대해 설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당락과 상관없이 축하만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을 설명하였다.  아이도 이해하는 듯 보였고, 참으로 친구들의 불합격에 가슴아파 했다.

 

나는 오히려 아이의 합격에 두손들어 기뻐할 수 없는 상황에 화가 나기까지 하였다.

불합격한 친구들의 부모들에게 축하의 전화를 받으면서도 내가 무언가 잘못한 것인냥 죄송스럽고 고마운 마음이었다.

 

여기저기서 2차 면접을 준비한단다.

 

캠프가 열리고 추석을 맞아 더욱더 학원들은 열을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청심 대비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원칙을 고수하고자 하였다.

무언가 해야 된다면 칭찬을 더 많이 해주려고 노력했다.  작은 칭찬과 격려....  사랑한다는 말을 한번 더 하려고 노력했다.  성화를 하기 보다는 인내하며 기다렸다.

 

하지만 결국에는 조바심으로 학원에 몇시간이라도 같이 시험보는 친구들에게 면접에 대한 강연을 해주면 어떠냐고 부탁을 했다.

 

다행히 시험 전날 아이들에게 3시간 정도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소식을 접했고, 안도가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아이에게 시험 전날의 면접대비 특강에 대해 이야기 해주었더니 가지 않겠단다.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단 3시간인데 가주지.....

 

 

아이와 남편의 완고한 거부로 결국엔 그것조차 참여하지 못한채 면접날을 준비하게 되었다.

지금생각하면, 3시간 아니 3박 4일 이라도 면접 대비를 하였다 하더라도 2차 면접을 준비를 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입과 달리 아이들은 아직 너무 어리고, 순수해서 무언가 만들기 보다는 평소에 가지고 있었던 모습으로 밖에 보일 수 없다는 것이다.

 

아이의 집을 꾸리면서 수첩과 작은 볼펜을 준비해 주었다.

면접기간동안의 생활을 기록해 주기를 부탁했다. 우리가 힘들게 온 길을, 혼란스러웠던 이 길을 후배들은 걷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아이가 시험을 보러 들어간다.

커다란 투명한 유리를 통해 아이의 애써 웃는 모습을 바라 보았다.

2박 3일 동안 혼자서 견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