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녀석이 학교에서 하는 영어는 재미가 없다고 한다.
왜?
알파벳을 쓰라고 하는데 왜 써야하는지 모르겠고
그냥 몇번 따라하고 외우라 해서 재미가 없다고.
그래서 앞의 책을 가지고 설명을 해주었다.
알파벳을 쓰는 이유는 네가 알게 된 것을 잘 표현해주는 도구로 쓰라는 거라고.
자기가 잘 알아보고 읽어주면 되는데 어떻게 쓰든 무슨 상관이냔다.
언어는 소통이란다.
네가 아무리 잘 설명해도 상대가 못 알아들으면 소용이 없단다.
또 상대가 아무리 잘 말해도 네가 듣지 않으면 소용이 없단다.
마찬가지로 네가 거기에 황금같은 진리를 써놨어도
남이 못 알아보면 아무 소용이 없단다.
대통령을 누구를 뽑을까를 묻길래 또 말해줬지요.
지난번 선거에서 사람들이 인터넷 기사를 보고 대통령을 뽑았다.
그러나 제대로 공부한 사람들이 많은 사회라면
인터넷에서 뭘 봤든 그걸 믿는게 아니라
그동안 그 사람이 한 말과 행동을 보고,
그 밑에 깔린 진실까지 읽고 그 사람을 판단할 것이다.
이런 사람이 많아지면 제대로 된 대통령을 뽑을 수 있을 것라고요.
그러려면 공부를 제대로 해야한다고
잘 읽고,잘 생각해서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요.
세번째로 딴 얘길 하다가 흘러간 얘긴데요.
엊그제 제가 자주 가는 블로그 주인장이 고궁에서 외국인 노부부를 우연히 만나
그 분들께 통역도 해드리고 길안내도 해드렸더니
저녁을 대접 받았는데요.
알고보니 그 분들,뉴욕의 아주 큰 부자여서 언제든 뉴욕에 오면 재워주겠다 하셨답니다.
다른 곳을 잠시 다녀와서 우리나라를 다시 여행하시겠다하셔서
이 쥔장이 소쇄원을 권해드리면서 주말에 시간이 닿으면 안내를 해드리겠다 했습니다.
아들넘에게 이 야그를 해주면서-아주 큰 부자를 강조하면서^^-
우리 문화재를 외국인에게 소개해줄 정도가 되려면
우리 문화재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아야하고
영어로 그 설명을 할 정도의 영어실력도 있어야겠지? 했답니다.
물론 어쩌다 나누는 이런 이야기들로
작은 넘이 엄청 열심히 공부를 할거라고 생각진 않지만요.ㅎ
큰 아이가 비교적 늦게 시작을 했음에도
빠른 속도로 잘하게 되었고 제가 목적했던대로
영어는 영어로 생각하고 읽고 우리말은 우리말로 생각하고 읽게 되었지만
주위에 잘하는 아이들이 하도 많다보니
정말 영어 잘하는 것이 큰 메리트가 되는 세상은 아닌듯 합니다.
그동안 제가 들였던 노력과 시간을 생각하면 조금 억울한 생각도 들지만
아이와 함께 하면서 얻은 것들은 다른 무엇과 비교할 수 없는 것들이지요.
아이는 지금도 제가 책 읽어주었던 기억이 좋았다고 하구요.
또 아이를 알아야 공부를 시킬 수 있으니
자연히 아이를 예민하게 살피게 되고
지금 작은애에게 하듯이 밀고 당기던 기억도 제게는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영어공부 시키다가 영어공용화론이나 소수언어에 대한 관심까지 갖게 되었으니
예전의 저보다는 분명 나아졌겠지요?
요즘은 작은 넘 잠자기 전에 영어책 읽어주는 재미로 삽니다.
발음 나쁘다고 구박 팍팍 받아가면서
가끔 잘 안 읽혀지는 단어를 더듬 거려가면서 읽어주고
그러다 둘이 꼭 끌어안고 잠들기도 하지요.^^
생각해보니 큰 아이도 이맘때까지 꼭 이리 했네요.
영어를 한지 벌써 1년 6개월인데도 아직도 한줄 짜리 책을 쉽게 못 읽는 넘입니다만
제가 영어 책 읽어주는 것은 무쟈게 좋아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영어가 재미있다네요.
헐~ 1년 6개월동안 책을 제대로 못 읽으면서도 재밌기도 참 힘들겁니다.ㅋㅋ
저학년 어무이들,
줄리 말대로 영어에 목숨 걸지 않으셔도 됩니다.
영어하기가 어려우시면 아이와 한글 책 읽은 기록이라도 남겨보세요.
그러다 단어 하나짜리 읽어주기부터 시작하셔서
그런 책을 1년을 읽어준다해도 엄마 먼저 지치지 마시고
원하는대로 읽어주세요.
중2도 늦지 않는데 초2,초3은 이렇게 가셔도 됩니다.
다만 코로나님처럼 아이가 물을때마다
논리적으로 설명해주시고
저처럼 물밑작업도 부지런히 해두세요.
목숨은 걸지 말되 그게 발목을 잡지 않도록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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