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네 이야기/루루벨네

루루벨 : 커가는 제제벨

깊은샘1 2007. 11. 19. 16:12

그동안 열공 하느라 간만에 글을 올리게 된 것 양해 바랍니다.

 

실은 영재로만 알고 있던 제제벨.

올해 초 "악착 같은 구석이 없다.어리다...등등" 눈물 쏙 빠지는 50대 초반의 담임 샘과의

상담 후 한동안 의욕 상실.

 

아이의 평범함을 받아들이는 데 정말 오랜시간이 걸렸습니다.

거기다 1학기 내내 중간,기말고사에서 매번 1,2개 씩 틀려오고  같은 반에 탁월한 리더십에,

승부욕까지 갖추 모든 아이들이 추천하는 아이가 있다고 샘님이 칭찬하시니 으매 제제벨

기죽어~~

 

엄마들은 샘님 말 한마디에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을....

 

이런 심정을 안고 소박한 새미네에 제제벨 잘해요,, 라고 자랑질 해대는게 어째 낯부끄러워

자꾸 펜을 내려 놓게 되었어요.

 

어찌 보면 학원과 학과공부에 비중이 적은 1학년 시절에 온통 영어와 책읽기에만 올인 했기

때문에 교과과정에 구멍이 숭숭한 것은 자명한 것일 수 있을 지도 모를 일이죠.

 

영어 따라 오는 것을 보고 저는 영재성(?)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헌데 샘님이 바라보시는 시각은 다르셨던 것 같아요. 그저 차분하고 집중 잘하고 발표 잘하는

녀석이긴 하지만 그리기,만들기,글쓰기,,,어느 것 하나 야무진 구석이 없어 보였던 거죠.

 

샘님 말씀이 옳았어요.

 

하지만 어떤 학부모들은 선생님의 조언이 전의상실이 되지만 저희에겐 타산지석이 되어

제제벨은 이제는 다방면의 액티버티에서 탁월한 성과를 자랑하게 되었습니다.

 

 

* 전교 웅변대회 (은상 -금상은 고학년이 수상)

* 독서 신문대회 (금상)

* 교내 문종별 글짓기대회 (2학년 금상)

* 원어민 영어교실 교내 최고 점수 획득, 최고 레벨반 수업

* 중간교사 올백

* 그외 각종 교내 수상 경력 다수 ....

*교육청 문종별 글짓기 대회 (은상)

 

타고난 영재성과 천재성이 준 결과가 결코 아닙니다.

전략(?)과 노력의 결실입니다.ㅎㅎ

 

(1) 영어

 

1학년 때 정성껏 해 둔 영어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합니다. 그리고 그 영어가 혼자 큽니다.

제제벨 학교에 원어민 영어교실이 개설되 레벨 테스트를 봤는데 전교에서 최고점수를 취들

했고 유학파 샘님이 4학년 쯤엔 원어민 수준이 될거라 신데, 학교에선 말을 잘하는데,집에선

잘 말안합니다.

 

학교에선 5학년 누나야들이 어떻게 그렇게 영어를 잘하냐 한답니다.샘님이 4학년 쯤에 큰

대회 내보겠다 십니다. 매일 영어 일기 씁니다. 한동안 교육청 글짓기 대회 땜에 쉬었었거든요.

 

남자라 시각에 약한지 잼있는 그림책 좋아라 합니다.

자기 실력 뽐낼 수 있어서 영어 시간이 젤 좋다 합니다. 영어 시작 한지 딱 2년 조금 넘었습니다.

 

(2)독서신문

 

금상받은 작품입니다. 엄마와 함께 만들어 오라 한 작품입니다.

 

 

 

 

 

 

 

 

 

(3) 글짓기

 

학교에서 대회 신청자 모집하면 제제벨이 일단 스스로 신청하고 집에와서 저에게 통보합니다.

 

재밌는 에피소드는 샘님이 여름방학 때 낸 일기 중 잘쓴 학생 몇명을 골라 너희들 이번 대회

나가라 했는데 제제벨이 거기 포함이 안되어 있었다는 거.

 

샘님이 추가로 나가고 싶은 사람 손들어라 했더니 제제벨이 혼자 손들었다는...

 

헌데 제제벨이 2학년 금상을 받았답니다.

 

일단 대회 안나가면 몰라도 나가면 최선을 다해 준비해서 내보냅니다. 2학년은 일기 쓰기 대회

였는데 이 대회에 1년 내내 일기를 써왔던 친구는 은상. 방학 때 잠깐 연습하고 대회 앞두고

일주일 집중 훈련한 제제벨은 금상을 받았습니다.

 

비법을 잠깐 공개할까 말까. ㅎㅎ

 

대부분 일기를 쓸때 시간 흐름 순으로 사건을 배열하는데 그치고 느낌이나 다짐으로 끝내는데,

제제벨은 대화나,흉내내는말로 시작하고,꾸며주는 말 멋지게 넣고,반어법을

적절히 사용하게 하고, 반전을 이용 하면 좋고, 상황에 따라 픽션이나 논픽션을 적당히 버무려

주어야 합니다.

 

여러가지 체험을 많이 할수록 이야기 거리가 다양해 소재가 풍부해서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글이 나온답니다.

 

운좋게 교내대회 금상을 받고 교육청대회 참가할 기회를 얻게 된 제제벨.

 

한달여 기간을 남겨두고 슬럼프에 빠집니다.  기초가 없으니 맞춤법도 다 틀리고 글쓰라 하면

2시간동안 암것도 안쓰고 멍하니 앉아있고, 지도교사 선생님 앞에서도 쓰라하면 기억이

안나요...

 

오죽하면 아이 붙잡고 제가 울었습니다.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한달동안 밤이라도 세우

겠는데 니가 나가서 써야 하는 일이잖어.... 제발 써라 써 제발...."

 

절말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글쓰는 일..

지도교사 선생님께도 죄송하고,,,

글제로 나올 만한 부모님,우정,체험학습,시험,생일파티....등등을 써보고 대회 일주일 정도를

앞두고 글이 써지기 시작하더군요.

 

대회 당일날 글제가 나왔는데, 3가지 중 택일.   토요일,내짝,날씨...

제제벨은 날씨를 골라 썼어요.  한번도 써보지 않은 소재였기에 그날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선생님은 잘쓴다는 애들도 지도해 봤는데 교육청 대회는 상 받기 힘들더라 잊어버리고 있으

하시며....

 

그날 저녁 잠을 못이뤘습니다.

야근하는 아빠에게 밤 12시 넘어 문자를 보내

 

"잠 못이루는 밤 입니다.

자식을 너무 사랑하기에 슬픈 엄마입니다. 흑흑....

나 좀 재워도.......       "

 

눈물이 찔끔 나대요.

 

일줄 후 은상을 받았습니다.

제제벨의 글쓰기 이제 시작입니다.

 

혹시 준비하시는 분들 참고 하시라고 허접한 글 장황하게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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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제제벨은 학교에서 모든 면에 두각을 나타내는 아이가 되었습니다.

운 좋게도 그리 되었습니다. 아니 운이 아닙니다. 어찌보면 운은 개척하는 것 같습니다.

운은 내게 기회가 올 때 움켜 잡는 자의 것 같습니다.

 

여러분 아이들의 기회가 그대로 지나가고 있진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