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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바 : 무질서

깊은샘1 2008. 4. 18. 09:58

글쓰기가 참 어렵습니다. 무슨말을 해야할지, 아니 할말이라도 있는겐지... 그래도 무슨말은 꼭 해야할 것 같은 짐도 들고. 그야말로 생각의 무질서입니다.

 

다들 잘 계시죠?  게시판에 글은 잘 읽고 있는데 들려서 글 남기기는 힘듭니다.

요즘 저는 며칠전 까지는 잠만 내립다 잤습니다. 그리고 한 3일 내리 책만 읽고 있습니다.

읽은 책

사기열전 (상.하) / 사마천

  ((상권 페이지 675)) ((하권 페이지 715))

무엇때문에 읽는지는 차치하고라도 어떤곳에 몰입하고 있다는 안도감이 지금으로서는 제게 아주 큰 위안입니다. 

“대체로 하늘은 사람의 시작이며, 부모는 사람의 근본이다. 사람이 곤궁해지면 근본을 뒤돌아본다. 그런 까닭에 힘들고 곤궁할 때 하늘을 찾지 않는 자가 없고, 질병과 고통과 참담한 일이 있으면 부모를 찾지 않는 자가 없다.” - 사기열전에서 

알베르또가 “질병과 고통과 참담한 일이 있으면 부모를 찾지 않는 자가 없다.” 저를 찾을지 의문입니다. 얼마나 압박감을 주는 엄마인지... 수없이 반성하고 회의하지만 여전히 저는 제자리 걸음입니다.

 

빠블로 네루다 ((생각나무))

((페이지 712))

제가 많이 좋아한 시인입니다. 그의 삶 자체가 굴곡이지요.

“인간은 한 조각 소금처럼 대양으로 녹아든다.”   아마 네루다의 삶이 이랬지 싶습니다.

<<영화까지>>

포스터    영화의 한 장면에서 “시란 시를 쓴 사람의 것이 아니라 그 시를 필요로 하는 사람의 것입니다.”

 김용택 시인이 엮은 『시가 내게로 왔다』는 이 시의 한 구절에서 따온 것입니다.

 

시 (詩) 

 파블로 네루다

그러니까 그 나이였어……시가
나를 찾아왔어, 몰라,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어, 겨울에서인지 강에서인지.
언제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어,
아냐 그건 목소리가 아니었고, 말도
아니었으며, 침묵도 아니었어,
하여간 어떤 길거리에서 나를 부르더군,
밤의 가지에서,
갑자기 다른 것들로부터,
격렬한 불 속에서 불렀어,
또는 혼자 돌아오는데 말야
그렇게 얼굴 없이 있는 나를
그건 건드리더군.

나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어, 내 입은
이름들을 도무지
대지 못했고,
눈은 멀었으며,
내 영혼 속에서 뭔가 시작되어 있었어,

열(熱)이나 잃어버린 날개,
또는 내 나름대로 해보았어,
그 불을
해독하며,

나는 어렴풋한 첫 줄을 썼어
어렴풋한, 뭔지 모를, 순전한
넌센스,
아무것도 모르는 어떤 사람의
순수한 지혜,

그리고 문득 나는 보았어
풀리고
열린
하늘을,
유성(遊星)들을,

고동치는 논밭
구멍 뚫린 그림자,
화살과 불과 꽃들로
들쑤셔진 그림자,

휘감아도는 밤, 우주를
그리고 나, 미소(微小)한 존재는

그 큰 별들 총총한
허공(虛空)에 취해,

신비의
모습에 취해,
나 자신이 그 심연의
일부임을 느꼈고,
별들과 더불어 굴렸으며,
내 심장은 바람에 풀렸어.
 
지금 읽고 읽고 있는 책
로마사 논고 / 마키아벨리
((페이지 592))
마키아벨리즘으로 유명한 마키아벨리의 정치사상을 소개하면서 당시 유럽 대륙의 정치적 상황과 고대의 로마시대까지를 근거로 한 로마의 정치적, 군사적 제도와 대외정책을 상세히 분석하고 있는 책입니다.
진정한 공화주의자였던 그의 사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인간이란 얼마나 쉽게 매수될 수 있는가“ “인민은 표면상의 훌륭함에 현혹되어 빈번히 자신들의 파멸을 초래하는 일을 명한다; 그리고 그들은 커다란 희망과 강한 약속에 쉽게 움직인다.”
<<군주론>>을 읽을 때도 그랬지만 마키아벨리가 얼마나 깊은 통찰력을 갖고 있었는지 새삼 감탄이 일고 있습니다.
 
그냥 오랫동안 인사를 못드린지라 글로써 인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