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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바 : 북경 세번째

깊은샘1 2007. 4. 19. 18:03
푹 잤더니 덜 아픈 것 같다. 어제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배가 고팠다. 하지만 먹고 싶은 음식이 별로 없었다. 볶음밥 조금, 베이컨 한 장, 수박 많이, 빵과 물을 가져와서 다 먹지 못하고 남겼다. 중국음식은 못 먹겠다. 같이 온 사람들이 괜찮냐고 하면서 물어 보는데 머리만 조금 아픈 것 같다고 대답했다.

내가 먹을 수 있는 것이 그립다.

 

우리는 명 13능을 시작으로 만리장성,중화민족원 등 곳곳을 갈 예정이라고 가이드가 설명을 했다.

어제밤에 전신마사지라는 것을 받고 싶었는데 아빠가 반대해서 못하고 오늘 발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재미있을 것같다.

 

먼저 명 13능을 갔다.

 

명13릉(정릉)
명13릉 전경01
명13릉 전경

북경에서 서북쪽으로 약 50km떨어진 창평현(昌平縣)경내 텐셔우산 자락에 위치한 13릉은 명나라 황제 13명이 잠들어 있는 대규모 제황릉묘군(帝皇陵墓群)으로 일명 명 13릉이라 불린다.
총 면적 40㎢에 이르는 이 거대한 공동 묘지에는 명나라 17명의 황제 중 가장 뛰어난 업적을 남긴 제 3대 성조(成祖) 영락제(永樂帝)를 필두로 13명의 황제와 23명의 황후가 묻혀 있으며, 함께 매장된 비빈과 궁녀들은 그 수를 헤아리기조차 어렵다. 또한 이 거대한 묘역 안에는 황제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태자와 공주들의 묘도 함께 포함되어 있어 말 그대로 명나라의 황실 전용 묘역인 셈이다.
그 중에서 정릉(定陵)은 장릉(長陵)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며 소릉(昭陵)의 동남쪽에 위치해 있다. 이 능은 명나라 신종(神宗) 만력제(萬曆帝) 주익균(朱翊鈞)과 효단(孝端), 효정(孝靖) 두 황후가 합장된 대규모 황릉이다.

정릉의 주인인 만력제 주익균은 평생 주색을 탐하고 국정을 소홀히 하여 '잔혹하고 음탕한 폭군'이란 별명을 얻은 대명 제국 쇠락의 주인공이다. 만력은 12세의 어린 나이에 황위를 이어받아 무려 48년간 재위했으나 22세의 젊은 나이에 자신의 무덤인 정릉 제작에 몰두하여 6년간 2년치 국가 총예산에 해당하는 800만냥의 거금을 쏟아 부으며 초호화판 지하 궁전을 건설하였다. (대단한 황제다.)

중국인들의 순수 기술로 이루어진 최초의 황릉 발굴 유적지며 무한한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지닌 엄청난 양의 고대 유물이 발견된 곳이기도 하다.(출처 : 모두투어)

 

명13능은 경주에 있는 신라왕 무덤처럼 큰 봉분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거대한 산으로 이루어져있는데 그 산자체가 한사람 황제의 무덤이란다.

북경을 보는동안 나무 보기가 힘들었는데 여기는 특이한 나무들도 많아서 그런지 마음이 더 편안했다.

지하궁전이라고 하는 황제의 무덤에 들어갔는데 엄청 큰 빨간 색 관이 있었다. 황제와 황후의 관이란다.

그 관앞에는 동전과 지폐뭉치들이 있었는데 좋은 세계에 가라는 뜻으로 그렇게 한단다. 엄마가 우리나라에서도 상여가 나갈 때 노자를 준다고 말씀하셨다.

이곳에 쓰인 벽돌들은 보수한 것 빼고 그 시대에 쓰인 벽돌이라고 하였다. 그 벽돌을 구분하는 방법을 그 당시엔 벽돌 하나하나에 실명제를 하였다고 한단다. 자세히 보면 글자가 쓰인것을 볼 수 있다.

 

배가 무지 고팠다. 점심은 샤브샤브를 먹는다고 해서 기대했다. 엄마가 가끔 해주시는(엄마는 정말 요리를 잘 하신다. 친구들도 엄마가 싸주시는 도시락이 최고라고 한다.) 샤브샤브와 구절판은 정말 맛있다.

중국 샤브샤브도 맛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윽, 냄새가 지독하다. 향신료 냄새가 어찌나 지독하던지 거의 토할 뻔 했다. 같이 나온 다른 음식도 기름이 너무 많아 느끼하고 먹을 수 없었다. 엄마와 나는 고추장에 밥을 비벼서 조금 먹었다.

 

그리고 아빠한테 혼 났다. “ 너는 왜 그리 가리는 것이 많냐?  이것저것 아무거나 잘 먹어야지 그렇게 편식을 하니 잘 아픈다. 여행중 즐거움의 하나가 그 나라 음식을 먹어 보는 것인데 그렇게 편식을 하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  엄마도 아빠한테 한소리 들으셨다. 내가 편식하는 것은 엄마닮아서라고. 엄마도 가리는 음식이 많다.  

 

만리장성으로 가기전에 옥을 파는 가게에 잠깐 들렸다. 아빠와 나는 핸드폰고리와 열쇠고리,옥장판을 몇 개 샀는데 엄마가 쓸데없는 짓이라며 투덜대자 아빠가 화난 표정으로 그만하라고 하셨다. 엄마는 아무 말씀도 못하셨다. 아빠는 대단한 권력자다.(우리집에서,중국 황제만큼은 아니지만)

 

드디어 만리장성으로 갔다. 조금 가니 팔당령 만리장성(?) Great Wall 이라고 크게 써진 표지를 보았는데 아빠는 열심히 차안에서 사진을 찍으셨다.

책속에서 본 만리장성은 어마어마 하던데 정말 그럴까? 기대에 찼다. 나는 중국여행중에 서커스와 만리장성을 제일 보고 싶어 했다.

 

만리장성 정상에 올라가기 위해 케이블카를 탔다.

만리장성

 

만리장성
 
 

만리장성

만리장성

만리장성은 고대 중국을 대표하는 건물이자, 중화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적 우수성을 과시한 세계적인 문화유산이다. 서쪽 산해관(山海關)에서 동쪽 가속관까지 무려 12,700(里), 6,000km에 이르는 만리장성(萬里長城)은 달에서도 보이는 유일한 인공 구조물로 인간의 힘으로 만들어졌다고 도저히 믿기 어려운 만큼 뛰어난 건축사의 기적이라 할 수 있다. (달에서 보인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중국에서 처음 장성을 쌓기 시작한 것은 BC 7C경으로 당시 북방 초원지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중원에 침입해 약탈을 일삼던 북방 유목민족들로부터 백성들의 재산과 인명을 보호하기 위해 건립되었다.
훗날 중원을 통일한 중국 최초의 황제 진시황은 제국의 경계를 확고히 하고, 북방 유목민족들의 침입을 차단하겠다는 대전제 하에 막대한 인력과 물력을 총동원 하여, 과거 6개국이 쌓아 놓았던 각각의 장성을 하나로 연결하는 대토목공사를 추진,결국 '만리장성' 이라는 인류사에 길이 남을 역작을 만들어 냈다.

북경 시내에서 서북쪽으로 약 70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빠다링장성은 북경 인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장성으로 산 정상까지의 높이가 해발 1,015m에 이른다. 빠다링은 쥐용관(居庸關)의 북쪽 입구로 사방팔방이 훤히 보이는 넓은 시야와 북경 외각으로 연결되는 사통팔달의 교통요지라는 뜻에서 그 같은 이름이 붙여지게 된 것이라고 한다. 현재 일반인들에게 등정이 허용되고 있는 빠다링관성은 1505년 명나라 때 중건된 것으로, 그 입구에서는 '신위대장군'이라 불리는 길이 2.85m, 주장 1.05m의 명나라 대포도 볼 수 있다.(출처 : 모두투어)

 

만리장성은 정말 멋있었다. 책속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엄마가 만리장성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나 해주었다.

만리장성에 얽힌 슬픈 전설이 있는데 바로 맹강녀에 관한 전설이다. 진나라 때의 이야기다. 범기량과 맹강녀는 막 결혼을 한 부부였다. 신혼의 꿈도 채 가시기 전, 갑자기 날아든 징집령으로 말미암아 부부는 생이별을 하고 말았는데 한 해가 가고 또 한 해가 갔다. 이렇게 몇 년이 지나도 소식을 듣지 못하자 맹강녀는 남편을 찾아 나섰다고 한다. 손수 지은 겨울옷을 들고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천신만고 끝에 만리장성까지 찾아갔건만 그녀를 기다린 것은 남편의 죽음뿐이었다. 극심한 노역을 견디다 못해 남편은 이미 세상을 떠나고 말았던 것이었다. 맹강녀는 대성통곡했고 그 소리가 얼마나 크고 슬펐던지 천지를 진동시켰고 눈물은 성벽을 적셨다고 한다. 이 때 장성이 무려 40리나 무너져 내렸다고 하니 얼마나 애절한 눈물이었으면. 

 그녀를 본 진시황은 뛰어난 미모에 반하고 말았고 맹강녀는 남편의 시신을 찾아 안장해 주면 첩이 되겠노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막상 진시황이 요구를 들어주자 그녀는 그만 바다에 몸을 던지고 말았는데 바로 우리들이 도착한 곳이 그녀를 추모하기 위하여 봉황산에 사당을 지었다고 한다.

 

만리장성

힘없는 사람의 한숨과 고통이

한 알 한 알이 돌이 되고

벽돌이 되고

긴긴 만리장성이 되었다.

 

지금의 영광은 어디서 왔는가?

그 많은 인내와 고통이 쌓은

역사안의 눈물

으시댐과 오만이 쌓아놓은

거대한 장벽

 

그들의 고통이 여기에 있다

거대한 벽은

적을 막은것이 아니고

희망을 막았다.

 

거대한 성곽을 쌓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의 고통과 절망을 듣고나니 더욱 이 거대한 만리장성이 멋있어 보였다.

얼마전 책에서 읽은 위대해지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고통이 따른다더니 이 거대한 장성이 완성되기까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눈물이 있는지 이제사 알았다.

 

아빠와 엄마, 나 이렇게 셋이 다른쪽 만리장성을 갔다오느라 같이 온 사람들을 기다리게 했는데 아빠가 패키지여행의 한계라고 나에게 말씀해 주셨다. 그래도 나는 행복했다.

 

발마사지를 받으러 갔는데 형들이 쫙 서있더니 우리에게 누우라고 한다. 그리고 조금 뜨거운 물에 발을 담그고 아프냐? 간지럽냐? 하고 묻더니 열심히 마사지를 했다.

‘아, 시원하다.’  를 계속 했더니 아빠가 점잖하라고 해서 속으로만 좋아했다.

 

중화민족원

여러 소수민족의 생활모습과 건축물을 보여주는 민속촌 같은곳이다.

중국에는 한족을 포함해 56개의 소수민족이 있다.
그 중 사십여 민족의 건축, 의상, 생활모습 등을 전시,재현해놓은 곳이다

 

저녁을 먹고 북경의 역사를 쇼로 보여준다는 북경의밤 디너쇼를 봤는데 나와 엄마는 그냥 그랬다. 엄마와 아빠가 자꾸 영어해설을 우리말로 하라고 해서 집중도 안되고 짜증이 났지만 아빠때문에 말할 수 없었다.

북경의밤 디너쇼 : 중국 전통의 예술,무용,무술,서커스 등의 다양한 쇼를 즐길수 있으며 테마별로 공연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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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의상이랑 무대장치가 화려해 한번은 볼 수도 있겠다 하시고 아빠는 이런 문화상품의 중요성에 대해서 말씀하셨다.

오늘 여행은 즐거웠다. 먹는 문제만 해결된다면 진짜로 재미있겠다. 우리나라를 여행하면서 내가 이렇게 문화를 알 수 있었는지 갑자기 어리둥절해졌다. 우리나라도 이런 공연문화가 있었는데 부모님이 데려가지를 않으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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