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네 이야기/깊은샘네

깊은샘 : 왜 감시하세요?

깊은샘1 2007. 4. 24. 11:36

요즘 다들 중간고사 기간이지요?

어떻게들 지내시나요?

중간고사 기간에는 아이만 바쁜 게 아니라 엄마들도 바쁘다고 하더군요.

 

근데

우리집은 시험기간이면 더 한가하니 뭐가 잘못 된 걸까요?

 

초딩때부터 영어와 수학이외에는 공부에 개입해본 적이 없네요.

 

영어도 어느 한 기간을 빼고는 혼자서 한 셈이지요.

교재에 대해서 상의는 했지만요.

 

아, 한때 중학때 수학을 같이 했습니다.

주로 문제집 선정과 진도 계획을 상의했고 채점을 해주었군요.

 

그러다가 이제 고딩이 되어서는 모든 게 제 손을 떠났습니다.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샤워하고 밥 한 숟가락 정신없이 집어넣고 학교에 가면

밤 11시에 와서 저녁 간단히 먹고 신문 읽으며 졸면서 전화영어하다가 잠들곤 하나봅니다.

저는 밥만 차려주고는 엄마 잔다. 불 끄고 자렴. 하고는 자버리거든요.. 

필요한 책 사달라하면 돈만 주면 끝입니다. 

위로 큰아이 둘도 똑같았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어떻게 공부하는 지 하나도 모릅니다.

저 편하라고 철저한 방임형입니다.

 

그런데도

 

시험기간이라고 야자가 자유로운지 어제는 일찍 왔더군요.

저녁먹고 자기 방에 들어가서 공부하나보다 했는데 조용해서 방문 열고 봤더니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더군요.

일어나라고 깨웠더니만

 

"왜 감시하세요?"

 

엥? 엄마가 감시하는 것처럼 보였니?

너 도와주려고 했던 건데..

잠자고 나면 자버렸다고 짜증부리잖아..그래서 도와주려고 했던 건데..

잉잉...섭하다 섭해...

앞으로는 더욱 더

 

노 터치다...

 

죽음의 트라이앵글...내신의 압박에 아이들의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있나 봅니다.

그리고 무지무지 지독하게 시험공부를 한답니다.

밥먹는 동안에도 뜯어먹는 고교영단어 뜯어먹으며 먹고 있답니다.

시험교재거든요.

엠피파일 받아서 외우고 있습니다.

IBT토플 교재가 시험교재니 지문을 달달달 외우고 있습니다.

보통 새벽 2,3시까지 합니다.

친구들끼리 서로 문자나 핸펀 보내서 서로를 깨워주기로 했답니다.

이기적이라고들 하더니만 또 서로 격려해주는 면도 있나봅니다.

자기는 2시까지 공부하는 기록을 세웠는데 친구들은 4시까지 했다는둥...

기숙사에 있는 아이들은 맨날 날밤을 세운다는둥...

어떤 아이들은 자기만 공부 안했다고 울었답니다.

아직 시험도 보지 않았는데 말이죠...

 

참, 걱정되네요.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일주일 내지 이주일을 새벽 3,4시까지 공부하고 정신이 온전할 지 걱정되네요.

중학교때는 시험때라 해도 1시를 넘긴 적은 없었거든요.

제발 안달복달하지말고 마음 크게 갖고, 여유를 갖고 공부해라고 말해줬지만서도...

초장에 지치면 안되니 멀리 내다보고 배짱을 가져야 헤쳐나갈 수 있다고 암만 얘기해줘도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랍니다.

 

결과가 나오면 또 얼마나 충격을 먹을 것인지......

 

자길래 깨워줬더니 감시하느냐고 눈꼬리 치뜨니 엄마라고 해줄 일은 아무 것도 없고...........

 

다들 어떠세요?

녀석들 흉이나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