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네 이야기/깊은샘네

깊은샘 : 기말고사 에피소드 - 마킹은 해놓고 자라고 하세요..

깊은샘1 2007. 7. 8. 11:05

큰 아이 크미는 아침 일찍 복숭아 하나 깎아먹고 나가셨고요.

데이트 나가셨나? 회사엘 나가셨나? 모를 일이네요.

둘째 재미는 여름방학 중 국제하계대학 조교노릇하는 데 주로 외국인 선생님들 돌봐드리는 일을 하나봅니다.

오늘은 프린스턴 대에서 오신 물리학교수님이 개인적으로 한국투어를 부탁하셔서 자기 아빠랑 민속촌엘 간다고 나갔습니다.

딸 덕분에 울 남편 고생 엄청하게 생겼습니다.

날도 더운데  입 뚫느라 귀 뚫느라 운전하랴 식은땀 깨나 흘릴 일 생각하니 고소해 죽겄습니다.

요즘 하도 미운 짓을 해서리 깨소금 맛입니다.

막내 새미는 기말고사가 월욜에 시작해서 다음 주 월요일까지 장기간에 걸쳐있는지라 남들 시험 다 끝났는데 아직도 웬수같은 수학이 남아있어 툴툴거리며 잔뜩 인상쓰고 독서실에 갔습니다.

중간에 수요일에 하루 쉬어주시고, 월요일에는 수학 한 과목만 보는 학교측의 배려때문에 죽을 맛이랍니다..

 

한가하고 심심해서

 

항상 징징거리며 안달복달...벌벌벌 떠는 우리 새미하고는 완전히 거리가 먼

천하태평인 반 친구 이야기나 할랍니다. 

재밌는 녀석..

항상 신나는 인생무상인 친구래요.

 

아, 근데 그 친구가 영어회화 시험시간에

별로 중요하지 않은 시험이라고 시험시간내내 엎드려 잤답니다.

시험시간이 끝나고 선생님이 걷어가고 나서야 잠이 깬 천하태평...

 

선생님! 저 마킹 안했는데요. 

마킹도 안해놓고 자뿌렀다네요.

 

선생님은 일단 걷어가셨고...

 

어떡한대요? 0점이니...시험지에 마킹은 되어있었다니 그걸로 점수는 주지 않겠느냐는 관측이지만

선생님들 교무회의에서 결정한다 하셨다네요.

 

그런데 그 다음날 요 아이 또 음악시험에

보통 70점만 맞으면 된다고 생각하니까 천하태평으로 쫘악 찍고 나왔는데.......

실기에서 65점을 맞았으니 설마 5점 이상을 못맞으랴 한거지요.

그런데 어쩜 좋단 말입니까? 4.5점을 맞았답니다.

0.5점 모자라는 70점이니 우짤꼬???

 

아구, 요녀석 엄마 속 터질 일 생각하니 맘이 아픕니다.

아들 없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요.

 

화성에서 온 남자들이라니???.

우리집에 딱 한 사람 있는 화성에서 온 사람이 어찌도 속을 썩히는지 요즘 말을 안하고 있었거든요.

요 녀석 이야기 듣고 그냥 봐주기로 했습니다.

 

그래 우리 하고는 종류가 달라.........

 

화성에서 온 아드님하고 사시는 어무이들

시험시간에 마킹은 해놓고 자라고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