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네 이야기/깊은샘네

깊은샘 : 새미(고1)는 어찌 지내고 있느냐고요?-7,8,9월

깊은샘1 2007. 9. 10. 00:04

여름방학에 해보려던 고전읽기 프로젝트로 장자를 읽어보려고 했지만 한두번 시도해보다 결국 손들고 말았습니다.

한 쪽도 못 읽고는 꾸벅꾸벅 졸고 있는 겁니다.

왜? 읽어야 하느냐고 물으면서요.

그래도 관심은 불러일으킨건지 동네 도서관에서 이번 놀토에

그린비에서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이라는 책을 낸 강신주 씨의 저자강연회가 있다고 하여서 모처럼 같이 들었습니다..

30분이나 늦게 도착해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긴 했지만 나름 좋은 시간이었답니다.

해답이 없이 던져놓는 이야기들, 국가니, 자본주의니, 도니, 길이니 이런 철학이라는 것이,

삶에 대해서 생각해볼 바늘구멍만큼의 틈도 없이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고1인 새미에게는 꽤나 신선한 충격이었을 것입니다..

이런 강연을 듣고나면 어디로 가는 지도 모르고 무조건적으로 공부해야만 하는 자기의 현실이 더 심란해진다고 얘기하는군요..

자기도 삶의 근원적인 문제에 대해서 고민해보고 싶답니다.

어제는 신문이나 한겨레21 같은 것 말고, 또 영어책도 말고,,

세계명작들을 읽고 싶다면서 멋진 신세계를 빌려다 달라고 해서 지난번 조르바님이 소개해주신 고흐의 영혼의편지와 함께 던져주었더니 너무 좋아라하는군요...

영어책 읽는다고 읽지도 않고 들고만 다니다 다른 책도 못읽었다나요?

                   그린비 / 강신주 지음

 

약자에 대한 관심,,소통과 연대,,국가주의와 무정부주의,,

노자와 장자가 다른 이유, 장자에 대한 오해, 초월과 소통의 문제 등.

장자의 정신은 길은 걸어가야 이루어진다..는 짧은 구절에 응축되어있다고 얘기하는군요.

겨울 눈 산을 앞장 서 헤쳐 나가는 것을 전문용어로 러셀(Russel) 이라 하는데 장자의 길을 러셀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조르바님 덕분에 장자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그의 사상에 제가 조금씩 매료되어가고 있네요.

제 생각이 가다듬어져야 아이하고도 얘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아 틈 나는대로 읽어보고 있습니다..

시간을 두고 조금씩 조금씩 읽어가며 얘기해보려고요.

 

이번 주에만도 두 번이나 아침 스쿨버스를 놓치고 택시를 타고 가는 소동이 있었습니다.

엄마가 몸살이 났다고 뻐팅기며 밤에도 아침에도 내다보는둥 마는둥 했더니만 하마터면 학교에 못갈 뻔 한 불상사가 일주일내에 두 번이나 생기더만요.

샤워하고 나서 머리 말리다가 그만 잠이 들어있더라구요.

 

학교 옆에서 자취하거나 기숙사에 있는 아이들이 부럽답니다..

그럼 이차에 집 옆의 일반고로 전학하면 어떻겠느냐고 제법 진지하게 얘기해봤습니다..

이과도 아니고 더욱 문과라면 내신따기는 훨씬 쉬울 것이고,.,

영어야 어차피 학교에서 얻는 것은 없고, 수학도 과외로 해결하는 실정이니 차라리 혼자서 공부하는 편이 훨씬 더 현실적이지 않느냐고 해봤습니다.

궂이 멀리까지 간다고 허덕거리는 그 시간에 영어 집중듣기도 할 수 있고, 읽고싶은 책도 읽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요..

 

새미왈,,

비싼 등록금에 비해서 학교에서 해주는 별 특별한 것은 없지만 친구들끼리 얻는 게 많답니다..

동아리 활동이 활성화되어서 박**하면 걔 드라마야...프레스야..로고스야...비바야...이렇게 얘기한답니다....반이라든지 다른 특성 대신에 동아리로 아이들을 구분하는 걸 보면 얘내들 생활에서 동아리 활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짐작이 되네요.

서로 첨예하게 경쟁하면서도 참 친합니다..또 서로 챙겨주는 분위기랍니다..

맘먹은 대학을 못간다 하더래도 외고 들어온 걸 후회하지는 않는다나요.

사실은 맨날 죽는 소리 하지만 학교생활을 즐거워하거든요..

할 게 많다고 징징대지만 끊임없이 문자가 오가고, 틈새를 이용하여 밤 늦게까지 카페에서 놀면서 즐거워하고 있거든요..

 

특목고를 놓고 고민하는 중학생 동생들은 현실적으로 신중하게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맘 먹은 명문대를 가기 위해서는 문과도 일반고가 더 낫지 않나 생각되기도 합니다.

 

1. 1학기 내신

 

의미없는 종합 3등급이지만 과목별 등급은 화려하기 그지없습니다..영어도 3등급입니다..2,3,4가 아니라 운나쁘게도 커트라인에 걸린 등급으로 3,4,5,6이었습니다..속은 무척 상했지만 더 이상 말은 할 수 없었습니다....자기에게 불리한 것들은 신기하게도 통지표를 받을 때만 기억하는 모양입니다..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재밌게 놀 궁리만 합니다.. 

 

2. 영어는 뭐했나?

 

- 중3 겨울부터 시작했던 아자파랑을 끝까지 한번 봤답니다.

- 1학기 내내 끌어오던 Connecting Vocabulary와 Vocabulary Connection 레벨 G를 겨우 끝내고 Wordly Wise 3000 3권 반절쯤 봤나봅니다.

계속 이어서 하겠다고 하여서 5,6,7,8권 주문해놨습니다.

- 기말끝나고 방학동안 강남으로 주말이래도 토플학원을 보낼까 하다가 왕복 3시간에 차라리 잠자는 게 낫겠다 싶어 토플책들을 사서 집에서 하기로 합의를 봤습니다..

여름방학때는 학교에서 1학기동안 하다만 hooked on reading을 마저 봤구요.

토플 리딩, 리스닝. 롸이팅, 어휘 책들을 구입해서 주말에 보고 있습니다.

주말에만 보고 있으니 진도는 진짜로 지지부진하군요.....

이래서 학원들을 보내나본데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르면 학원으로 쫓아야지요...

10월 말에 대전에 접수해놨으니 결과 나온 후에 결정하려고요.

 

1. Readigng                          2. Listening                             3. 어휘-단어카드집도 나와있어요. 

  

 

 4. 롸이팅                                5. 실전테스트 6회

 

 

- 책 읽기 : 영어책 딱 두권 읽었군요.

알라딘 클래식 톰소여의 모험과 Freakonomics

현재 알라딘 클래식 엉클 톰스 캐빈을 읽고 있다는 데 언제 다 읽을 지 모를 일이구요. 

한글 책은 십자군 이야기 2권, 인류이야기 2권, 테스를 읽었답니다..

the story of world를 흘려듣기한 후에 읽는다고 하여 원서를 대령해놓았지만 아직도 3권 흘려듣고 있는 모양입니다..겨울방학에야 끝낼 수 있을런지...참으로 한심하기만 한 진행이로군요.

 

         

 

3. 경시대회 결과

 

- 외대 경시대회 본선 결과가 나왔지만 예상했던대로 수상권내에 들지는 못했구요..원래 본선진출할 때 간신히 커트라인 선상에 걸렸었으니 당연한 결과인데 분석해보니 롸이팅이나 스피킹에서는 예선점수보다 좀 나은 것 같긴 하더군요.

 

- 모의법정대회: 방학내내 매일 열심히 했지만 결과는 탑 4에 들지 못했구요..아직 개인상은 발표 안했구요...이 대회준비땜에 방학을 반납하다시피했던 것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앞으로는 원하는 토플점수를 얻을 때까지는 대회연습하지 않는게 좋겠다고 했지만 한번 팀이 결성되어서인지 계속 대회를 준비하자는 유혹에 펄렁펄렁하는군요..

 

- IET : 시험끝나고 나와서 시험문제가 너무 어려웠다고 다시는 경시대회 시험 안보겠다고 하더군요...자신이 영어를 꽤 하는 줄 알았는데 아닌 것 같다며 너무 위축된다고 하더군요...아닌게 아니라 기막힌 결과네요..몇 번 아이티를 본 적이 있지만 이런 결과는 안받아봤거든요...3등급이라니??지역장려상이라고??

첨에는 좀 화가 나서 쏘아봤지만 생각해보니 고등학교 경시대회는 꼭 필요한 우수한 아이들만 참여할 테니 백분위가 내려갈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4. 요즘 드는 생각

 

    수시 1학기 연고대 국제학부전형에서 정말 잘하는 선배들의 성공과 실패를 지켜보면서 영어로 대학가기의 가능성에 대해서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토플 만점에 수렴하는 점수가 있어야 겨우 1차에는 합격할 수 있지만, 2차 면접에서의 가능성은 예측할 수 없으니까요..

수시 2학기의 글로벌 전형까지 고려한다면 외고 내신 30% 이내여야 하고, 우리논술 준비를 해야하는 상황이니 영어를 내세울 이점이 하나도 없어보입니다...

 

그래서 차라리 속 편하게 일반고에서 착실하게 내신 쌓고, 수능준비하는 편이 훨씬 짐이 가벼울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겁니다..

 

더욱 답답한 것은 새미의 경우,,

여러 선택이 다 가능성은 있지만 확실한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영어도 잘하는 것도 아니고, 못하는 것도 아니고,수능도 그만그만,,내신도 그만그만..

이리 다 짊어지고 가다가는 들러리만 서고 말겠다는 우려가 엄습해옵니다만,,

일단은 1학년때는 여러 가능성으로 시도해보다가 차츰차츰 길을 좁혀가야만 할 것 같습니다..

 

영어...

이번 IET 보고도 느끼셨겠지만 주위에 잘하는 사람들 너무 많습니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더 합니다..

너도나도 달려가는 영어집착의 길에서 냉정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필요이상으로 영어에 목숨 거는 건 아닌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얼만큼 해야할 것이며,,

또 어떤 방법으로 해야할 것인가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