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영어 길잡이/터잡기

flow님 :(수정) 오디오북 듣기에서 책읽기로 들어선 길 (계기)

깊은샘1 2007. 9. 3. 16:01

이 글은 엄마표 동기이신 flow님께서  현재 중3인 아드님이  영어책읽기가 자유롭지 못한 시점에서,

오디오북 듣기 (책없이)에서  자연스럽게  책읽기로 들어서게 된 계기를 올려주신 글입니다.

책읽고 듣기를  하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계기가 되는 다양한 사례들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아이를 낳고 옆지기가 다른 건 몰라도 꼭 가르치고 싶다던 것이

영어와 댄스였습니다.ㅜㅜ

이왕이면 발레를 해서 댄서가 되었으면하고 바랬구요.

아들이든 딸이든 4살이면 발레를 가르치겠다고 굳게 결심하더군여.ㅋㅋ

그 꿈은 아이가 발레같은 것은 여자가 하는 거라고 완강히 거부하여 좌절.

지금도 옆지기는 아이의 몸매를 보며 한탄합니다.

그때 내 생각대로 했어야 하는데....쩝

 

아이를 낳았을때 우린 풀무학교 옆에 살았더랬습니다.

그때 그 학교 교장샘이 7개국어인가를 하셨었지요.

우리가 살때만 해도 그 학교는 대안학교이면서 농사를 꼭 가르치는 곳이라

h읍에선 똥통학교라고 이름을 날리고 있었지만

옆지기는 그 교장샘에게 반해서 그 학교를 절대 우습게 생각지 않았었습니다.

뭐 원래 겉으로 드러나는 것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기도 하지만요.

그 학교에 걸려있다던 글이

위대한 평민이 되라였던가요.

어쨌든 그 교장샘덕에 옆지기는 더욱 영어에 관심이 컸더랬습니다.

 

그런데 정작 아이는 공부엔 관심이 없었습니다.

1학년때인가 영어를 좀 배워볼까 했더니 거절하더라구요.

자긴 놀아야 한다고... 흑

그때 저 혼자 스토리하우스에 신청해서 일년간 영어책을 받아봤습니다.

아이는 쳐다도 안보는 책을 혼자 보고 있었습죠.

 

아이는 동네를 쓸고 다니면서 놀았습니다.

길바닥이 방바닥인 줄 알고 거의 드러눕다시피 길에서 노는 것도 몇번 목격했다지요.헐~

밤10시가 되어야 집으로 기어들어왔습니다.

골목을 아예 하나를 막고 아이들이 떼로 몰려서 놀았지요.

아이가 지금에 와서 말하기를

자기가 다른 애들 보다 몇배는 책을 많이 읽은 거 같은데

노는건 책읽은거의 또 몇배를 더 놀았다나요.

같은 학년 아이들이 학원엘 가서 없으면

저보다 고학년,저학년 가리지않고 걸리는대로 같이 놀았습니다.

그도 없으면 혼자 남의집 담벼락에 공을 뻥뻥 차며 놀더라구요.

초 5가 되어서 학교 숙제하는 걸 보니 나눗셈을 잘 못하더라구요,흑

그래도 실컷 놀라고 내버려 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초딩 졸업때 반 회보에 6년동안 원없이 놀았다고 썼더라구요.

 

 이런 아이가 2학년 어느날,쭉 찢은 손바닥만한 종이쪽지에 영어를 개발새발 써왔습니다.

show me the money라고 적혀있더군요.

엄마,이게 도대체 뭐라는 거야?

으~응.엄마도 모르겠네.이게 어디서 났어?

앞집 형아(그때 5학년)랑 스타크래프트를 하는데

형아들은 다 이걸 아는데 나만 몰라.엄마 나도 영어하고 싶어.

잠깐 튕겼습니다.

이따 아빠오시면 상의해보자.

 

저녁에 아빠랑 속닥속닥.

욘석이 워낙 놀기를 좋아하는터라 해달라는대로 시켜줬다간 한달도 못갈거다.

단단히 다짐을 받고 시키자.합의를 봤지요.

아이를 불렀습니다.

정말 영어를 하고 싶어? 그런데 이거 하면 너 놀시간이 줄어들텐데..

한달간 잘 생각해보고 그래도 하고싶다면 시켜주는데

대신 한번 하면 끝까지 해야해,안그럼 다신 뭐 안 시켜준다.

 

한달이 지나고도 아이는 영어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비로소 아이랑 같이 방법을 고르기로 했습니다.

학습지회사에 샘플을 보내달라고 해서 아이랑 같이 샘플을 다 검토했구요.

학원도 이곳저곳 알아보던차에

친구가 시디로 하는 공부가 있다고 한번 해보라고 자꾸 권했습니다.

영어를 전공했고 ㄷ시에서 영어과외로 날리고 있던 친구였는데

같은 나이의 자기 아들도 하고 있다고 권했지요.

얼마를 망설이다가 시작해보기로 했습니다.

망설인 이유는 아이가 4살때 아이들 컴교육에 대한 자료를 보다가

시디로 영어를 할 수 있단 글을 읽고 시디를 몇개 사서 갖고 있었는데 활용을 못했거든요.

 

6개월간은 확인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그저 엄마가 옆에 앉아서 체크만 해주고 절대 아이에게 무슨 뜻인지 뭐라고 했는지 묻지말라고 했습니다.

미련곰탱이인 엄마는 하라는대로 했습니다.

6개월이 지난 어느날 친구집에 갔더니 옆집아이가 놀러왔습니다.

그 아인 오래전부터 학원을 다니고 있었죠.

친구가 자기 아들내미랑 울 아들, 옆집아이 셋을 앉혀놓고 책을 읽혔습니다.

세상에  깜짝 놀랐습니다.

학원을 다니는 옆집아이보다 저희아이가 더

음의 높낮이를 자유로 읽고 있었어요.

 

 

이렇게 처음엔 시디로 시작했지만 6개월쯤 되면서는

책을 읽히기 시작했어요.

시디관리를 해주던 곳에서 산 책들인데

stage book이라 불렀고 아마도 학년 구분인듯

abc, 0,1,2,3,4,5,6 단계로 책이 있었습니다.

한단계에 50권정도의 책이 있었구요.

 

abc단계의 책들은 글씨는 하나도 없고 그냥 명사 하나에 해당하는 그림만 달랑 있는 책이었습니다.

그 담의 0단계는 한 페이지에 한 단어.

그 담 1단계는 두 단어로 이뤄진 문장,

이런식으로 해서 6단계쯤엔 문장도 길고 내용도 어려워졌지요.

첨엔 이 책밖에 없어서 이 책을 반복해서 보았지만

아이가 지겨워해서 -재미는 없었거든요-

그 담부터는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 위주로 책을 구입했습니다.

아서가 대표적이었구요.

한글책으로 읽었던 그림책들을 사들였습니다.

이건 순전히 제가 그림책들을 좋아해서지만요.

 

그러나 영어책 읽기를 좋아하진 않았답니다.

그냥 스테이지 북 읽으라니깐 읽는 식이었지요.

 

시디과정이 어느 정도 끝나고 미국 학년 1학년단계의 수업을 들어야 하는데

넘 멀어서 포기하고 그때부터 집에서 하기 시작했지요.

이때가 초 5였어요.

뭔가 눈에 보이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라 학습서를 하기 시작했어요.

시디 구매를 하면서 알게 된 에듀카 코리아에서 스텍번의 학습서들을 구입했습니다.

reading comprehension,focus on science,social science,voca connection을 구입해서

gr.1부터 해 나가기 시작했지요.

우선 reading comprehension gr,1을 하고 그 다음엔 focus on science gr,1을 ...

이걸 다 마치면 social science gr,1을 하는 식으로 하다가

방학이 되면 두가지정도를 병행해서 했어요.

 

시디수준이 거의 4학년 단계정도서 멈췄었는데

아이가 학습서를 쭉쭉 풀어내는게 4학년 과정까지였어요.

아마도 시디를 하면서 짐작으로 넘어갔던 어휘나 내용들을

학습서로 확인해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구요.

책읽기로 넘어가는 든든한 바탕이 되어 준거 같아요.

하는 동안 저도 아는게 없고 하니 대충 대충 넘어갔지요.

5학년 과정부턴 진도도 안 나가고 자꾸 안 하려고 해서 좀 쉬다가

책읽는것에 가속도가 붙는 걸 보면서 다시 하곤 했지요.

 

중간에 매직트리 하우스 영어책과 테입을 사서 들려주었어요.

한글로 8권까지 읽었었는데 9권부터 들려줬더니

차 안에서 듣다가 다 듣지 못하고 집에 들어오면 책을 들어 나머지 부분을 읽어제꼈습니다.

그때까지 수입된 매직트리 하우스를 다 읽고 듣고

스타워즈에 필에 꽂혀 있던 때라 스타워즈 책과 테입을 또 들려줬지요.

이 테입은 속도가 좀 있었습니다.

저는 이 방법이 아주 맘에 들어서 계속 이 방법을 썼어요.

 

보이고 싶은 책이 있으면 먼저 테입을 차안에서 들려주고

-이 때 우리는 엄청나게 놀러를 다녔거든요.

평일엔 날마다 인라인 타러,주말엔 무조건 계곡이나 바다로-

미처 다 끝나기 전에 집에 도착하면 어떤 땐 땡볕에 차 속에 앉아서

나머지 부분을 듣기도 했고요.

하다하다 안되면 집으로 뛰어들어가서 나머지 부분을 책으로 읽어버렸습니다.

이런 식으로 뉴베리 책들을 많이 읽혔지요^^

테입이 아깝단 생각도 좀 들었지만 들을땐 집중해서 우리가 말도 못하게 하고 들었으니

본전은 뽑았다 생각합니다.

시디,테입,책 그리고 영화나 만화등을 많이 보여주면서

항상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관심을 늦추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기회다 싶으면 슬쩍 들이밀고 아이가 거기에 빠지면

위의 네 분야를 골고루 넣어줬지요.

 

테입 없이는 베일리즈 스쿨키즈와 직소존스인가 하는 챕터북을 다 읽었구요.

이렇게 읽으면서 읽기에 재미를 붙였고

북웜즈에서 얇은 셜록홈즈를 사줬더니 셜록홈즈에 폭 빠져서리

두꺼운 셜록홈즈까지 읽어냈습니다.

그 뒤로는 영어책읽기가 수월해졌지요.

지금은 그냥 한글책이 있으면 한글책으로 영어책이 있으면 그냥 영어로 읽어냅니다.

 

저희는 한글책도 전집으로 된 책들은 사지 않았었구요.

낱권으로 일일이 서점에 쭈그리고 앉아서 읽어주고 맘에 들어하면 사오는 식으로

책을 구입했고 그렇게 읽은 책들이 꽤 되었었습니다.

아이는 책읽는 걸 아주 좋아라했고요.

한글책 읽는 수준이 높은 편입니다.

 

이렇게 시디,학습서,한글책,영어책들이 서로 어우러지면서

단계를 끌어올리고 영어책 읽기의 바다로 풍덩 빠지게 되었다고 보구요.

저희 아이가 좀 잘 놀던 남자아이라 억지로 끌고갈 수는 없었기에

늘 재미의 끈을 놓지 않으려 했고 수시로 동기를 강화시켜주느라

제 머리가 뽑힐 지경이었답니다^^

학기중엔 슬럼프인양 영어는 심드렁하게 진행되고 노는데 열정을 쏟아서

그럴땐 또 그런대로 편하게 느슨하게 진행되도록 했지만 하루 1시간은 무조건 했고요.

대신 방학땐 왕창 할 수 있도록 어떤땐 제 머리에 영어테입이 돌아갈 정도로

쏟아부어줬지요.

그간의 과정을 일일이 적어낼 수는 없지만 엄마들은 짐작하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