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을 하고 리키의 하루 하루는 피곤함의 연속입니다...
아직은 제가 일찍 오려고 노력을 해서 집에 6시 정도면 돌아오는데...
이 시간에 리키는 영어학원이 끝나고 집으로 옵니다 (3시 정도에 학원에 가서, 6시에 옵니다. 수업은 5시 정도에 끝나는데, 제가 숙제를 하고 오라고 해서 학원에서 숙제까지 끝내고 오네요.)
집에 와서 좀 쉬었다가 피아노를 치러 가는데...제가 아이의 얼굴을 보지 않고 전화로만 이야기 할 때는 몰랐는데, 집에서 돌아오는 아이의 얼굴을 직접 보니 피아노 치러 가라는 말을 못하겠습니다. (너무 피곤한 얼굴을 하고 있어서...)
그래서 피아노를 주 2회 정도만 집에서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집에 와서 저랑 이야기를 좀 하고 쉬면서 저는 저녁 준비를 하고 밥을 먹으면 7시 반이 됩니다. 밥 먹고서 조금 더 쉬면 8시지요. '빨리'라는 말을 붙이며 채근을 하면 8시부터 수학공부를 하기 시작합니다. 계산 2장에 수학 문제집 2-3장 정도 푸는데 1시간 반이 넘어갑니다(피곤하니까 더하겠지요)
어젠 수학을 끝내고, 학원 영어숙제 남은 것 하고, 영어 단어 조금 외우고 그랬더니 10시 반이 되었습니다. 영어 책은 물론 우리말 책을 읽을 시간도 없습니다. (덩달아 저도 학교 일 싸들고 온 것 손댈 시간도 없습니다.)
이 녀석 어젠 "난 피곤하면 그림을 그려야 해." 하더니 잘 생각을 하지 않고, 침대에 누워 말도 안되는 만화를 잔뜩 그리다가 잤습니다. 평소에도 공부가 끝나고 나면 11시가 넘었어도 욕조에 들어가 물 속에서 책을 보든가, 만화를 그리든가, 비디오를 보든가 그러네요...빨리 잘 생각이 없는 아이입니다. 하루치 정해져 있는 공부외에 자기 맘대로 편하게 쉬고 싶은 맘이 강한가 봐요.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고 피곤해 하는 녀석을 보면서 낮시간에 영어학원을 안보내면 얼마나 시간이 많고 편안할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스스로 영어를 3시간 정도 하려면 쉬운 노릇은 아니겠지만...어젠 학원에서 코피를 쏟았다더군요. 이 녀석 어느 날은 문득 그러네요. '나, 학교 안가고 엄마랑만 공부하면 안될까?' 제가 너무 아이를 힘들게 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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