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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샘 : 이덕일의 책들-<역사에게 길을 묻다>외

깊은샘1 2007. 10. 8. 12:20

바야흐로 독서의 계절을 맞이하여...

어떤 환타지보다도 추리소설보다도 재미있다는 무궁무진한 이야기의 보고, 역사책의 세계로 빠져보지 않으시렵니까?

 

컴중독이 한계에 온 듯 하여...순전히 운동 좀 해볼 요량으로 걸어서 30분쯤 걸리는 도서관엘 갔습니다..

쭈빗거리며 휘휘 둘러보는 데 무슨 책을 봐야할 지 무슨 책을 빌려야할 지 막막하더군요.

그러다 갑자기 조르바님이 <이덕일??송시열....뭐시라??> 란 역사책을 한번 읽어보라고 했던 말이 떠올라 역사코너로 가봤습니다.

<역사에게 길을 묻다><송시열과 그들의 나라>라는 책이 눈에 띄더군요..

서울에 와서 4년만에 처음으로 도서관에서 카드를 만들고 책을 빌려왔습니다.

 

학교다닐 적에 배웠던 국사교과서의 지식밖에 없는 상태에서 이덕일씨의 책 두 권은 저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덕일씨는 <사도세자의 고백>, <우리 역사의 수수께끼 1,2>, <당쟁으로 보는 조선역사>, <누가 왕을 죽였는가>, <아나키스트 이회영과 젊은 그들>, <고구려는 천자의 제국이었다>, <유성룡 : 설득과 통합의 리더>, <그 위대한 전쟁 1 : 이덕일의 천하통일 영웅대전  1, 2>, <조선 왕 독살사건> ...등등..정말 활발하게 집필활동을 하고 있는 역사학자더군요.  근데 이 무식쟁이는 첨으로 이 이름을 들어봤지 뭡니까?..

 

예스24의 저자소개에

<이덕일은 객관적 사료에 근거하여 역사의 미스터리와 의문에 대한 문제제기로 새로운 형태의 역사서를 집필해왔다. 역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 내는 논쟁적인 주제로 새로운 역사해석의 선두에 서있다. >라고 되어있듯이 역사에 문외한인 저같은 사람도 논쟁적인 주제라서 그런지 책 속으로 빠져들었고,,,

또 갑자기 역사에 대한 관심이 생겨서 도서관에 가서 역사에 관한 책들을 이것저것 쌓아놓고 뒤적뒤적 분석을 해봤다는 것 아닙니까?

과연 이덕일씨의 주장은 얼마나 객관적인가 알고싶어서

이기백씨의 <<한국사를 보는 눈>>,

이이화씨의 <<한국사, 나는 이렇게 본다 >>

이성무씨의 <<조선왕조실록 어떤 책인가>>

요런 책들을 쌓아놓고 다른 사람들은 한국사를 어떻게 보는 것인가?? 듬성듬성 살펴보았습니다.

 

먼저 <<역사에게 길을 묻다>>는 이 책이고요.

  표지사진은 예스24에서 가져왔습니다.

 

머릿말에 보면 

 

필자는 역사학은 과거학이 아니라 미래학이라고 생각한답니다.

우리나라의 역사학계에서 은연중에 현실에 대한 발언을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있는 데 이런 분위기의 진정한 이유가 다른 곳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네요..--- 무식한 깊은샘이는 첨 듣는 야그에요.

우리 역사학계가 갖고 있는'원죄'에 그 이유가 있답니다.

우리 역사학에 크게 두 조류가 있는데,

하나는 신채호 선생이나 박은식 선생처럼 독립운동과 역사 연구를 동일시했던 민족주의 역사학이고,

다른 하나는 일제의 식민지 지배체제에 순응 내지 동조했던 식민주의 역사학이랍니다.

맑스주의 역사학도 있었지만 주요 흐름은 아니랍니다.

 

그런데 문제는 해방 후 민족주의 역사학이 아니라 식민주의 역사학이 주류가 되어 우리 역사학을 장악하였고, 실증이란 이름 아래 우리 역사학은 생명도 없고 감정도 없는 화석이 되어갔고, 현재학이나 미래학이 아닌 과거학이 되었다고 얘기합니다.

 

;;"민족주의 사학자 단재 신채호 선생이 밥을 굶어가며, 역사연구를 할 때 식민주의 사학자들은 조선총독부가 주는 봉급을 받으며 우리 역사를 사대주의, 정체성 등으로 난도질했다."

 

본문에 있는 위의 표현 등을 보면서 드는 느낌이 저자 자신도 자유로운 객관적인 입장보다는 민족주의 역사학자 편에서 감정적인 어조로 실증주의 사학에 대해서 몰아붙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도 무릇 여러 분야에서 과거청산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분노를 느낍니다.

밥을 굶어가며 가족을 돌보지 못하고 독립운동했던 사람들의 자녀들은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해서 지금 곤경에 처한 경우가 많고, 조선총독부의 눈치를 보며 잘 살았던 사람들은 그 덕에 자녀들 교육을 잘 시켜서 그 후손들이 해방후에 다 방면의 주류로 활동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 화가 납니다.

 

그러나 저같은 무식쟁이 일개 비전문적 시민의 생각으로는,,,역사는 실증,,사실 이런 게 중요한 것 아니야?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기들의 떳떳치 못한 원죄가 있기에 현실에 대한 발언을 꺼리고 의도적으로 실증사학 쪽으로 피해있었다는 생각, 이 또한 공감하게 됩니다..

감정적인 측면을 떠나서라도 떳떳치 못하기 때문에 우리 국사 교과서의 본질적 문제에 직접 연결된다는 점이 큰 문제라고 지적하는 필자의 논리는 머리가 끄덕여지네요.

 

아뭏든,,,책을 읽어가면서 지금까지 제가 생각해왔던 거와는 다른 시각의 견해에 상당부분 동조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재미있게 읽었기에 소개해봅니다..

 

1장 : 잘못된 교과서로 배운 역사

 

일본의 역사 왜곡에 분개하는 것은 당연한데,, 우리 교과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느가?

크게 국정이라는 체제의 문제가 잘못되어있음을 지적했군요..

일본의 교과서는 검인정을 통과한 교과서가 7종인데 8종 교과서가 추가되었는데 이 교과서 한국과 중국의 심각한 반발을 사고 있다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7종도 8종도 아닌 아무런 선택의 권한이 없이 무조건 국정교과서로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는 그 자체가 크게 잘못되었다고 얘기합니다.

 

국정체제는 일제의 잔재일뿐 아니라 해방이후에도 유신체제라는 권위주의 정부의 통제의 산물이라는 데 문제가 있고  우리 현대사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얘기합니다.

5,16 군사 쿠데타 이전에는 각 학자들이 저술한 "국사 교과서"가 교재로 사용되다 박정희 군사 정부가 유신체제 수립이후 국사교과서를 단일화해 모든 국민에게 국가에서 정한 하나의 국사관을 강요했다고 합니다.

정치적 소동에 휘말리지 않는 방법은 국정이라는 관학체제를 탈피하는 데 있는데 일제시대부터 관학체제에 익숙해진 실증 사학자들이 왕조국가나 사회주의 국가에서나 존재할 수 있는 국사편찬위원회와 국정교과서라는 획일적 관학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재야 역사학계의 공격을 받고 있다합니다.

 

또한 일제식민사학의 잔재가 부분적으로 남아있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네요.

해방후 친일사학을 청산하지 못한 결과 친일 사학자들이 해방 이후 역사학계를 주도했고, 그 제자들이 아직도 역사학계의 상당부분을 좌우하면서 식민사학의 논리가 그대로 남아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실여부는 잘 모르겠지만,,저같은 무지깽이에게도

단종과 세조의 기술부분에 대한 주장은 상당부분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2장 : 역사 드라마가 그리는 역사와 실제역사

 

역사드라마가 국민들을 역사의 바다로 안내한다는 점은 큰 장점이지만 자칫하면 국민들의 역사관을 오도할 역기능의 우려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군요.

역사 드라마가 국민들에게 역사 교사의 역할을 하는 것이 현실이라면 균형잡힌 역사관과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전문가의 조언이 바람직하다는 저자의 주장에 저도 손들어주고 싶습니다. 

 

3장 : 우리 역사를 망친 것들

 

1. 조선종친과 오늘날의 친인척 정치개입의 닮은꼴

2. 부정부패, 망국으로 가는 고속도로

3. 공신들이 망친 역사,,과거와 현재의 닮은 꼴

4. 나라를 망친 용군과 간신

 

근현대사를 중심으로 조목조목 파헤치면서 제 눈으로 볼 때는 상당히 객관적이려고 노력하는 시각으로 오늘날의 역사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치가들은 역사를 통해서 현 세대에 어찌해야되는 가를 바르게 배웠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군요...

국가가 아니더래도 가정내에서,,,직장내의 대인관계에서도 어찌 처신하면 좋을 지 역사 속에서 많은 걸 배울 수 있네요..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4장 : 우리 역사,,어떻게 위기를 돌파하였나

 

1. 100년에 걸친 개혁전쟁

2. 국회 청문회와 조선의 국문, 어느 것이 우수한가

3. 위기돌파의 지름길, 인재등용 ; 명군과 명재상

4. 직언에 목숨 건 대간들

5. 조선의 사법부와 대한민국 사법부

 

고려시대,,조선시대의 개혁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오늘날의 개혁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 개혁 대상들이 개혁추진 세력과 혼재해있는 현재의 구조로는 개혁이 성공할 수 없음을 역사는 말해주고 있답니다.

- 조선시대의 당쟁,,,임금의 신하가 아니라 당수의 신하였고,,국론보다 당론을 우위에 두어 나라를 망쳤다는데 오늘날도 그 작태는 여전하다는 지적에 고개가 떨어질 정도로 끄덕끄덕해지는군요..

- 오늘날의 언론들의 특정 당이나 특정계급의 이익을 우위에 둔 듯한 논조들을 보면서 조선초기 공론의 바탕위에서 국왕에게까지 직언을 서슴지 않았던 대간들에게서 교훈을 얻었으면 한답니다.

신문이나 방송을 곧이 곧대로 믿는 일반 선량한 시민들을 위하여 제발 제대로 된 언론구실을 했으면 하는 게 우리 모두의 희망사항이겠지요.

 

5장 : 21세기 우리의 역사는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

 

새로운 세기에는 실증사학이니,,식민사학 따위를 논하게 된다면 한국역사학에 미래는 없다....

역사학은 기본적으로 인간학이자 미래학이다...

그에 걸맞은 내용을 가질 때 역사는 국가와 민족의 경계가 허물어지느 새로운 세기에도 보편서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휴~~~~힘들다......

암 컷도 모르고 전혀 이론적 바탕이 없는 역사이야기를 쓰려고 하니 진짜로 진땀나네요.

역사 전문가님들,,,,읽어보시고 한말씀씩 해주세요....

읽을 때 재밌게 읽었기에 뭔가를 써보고 싶었는데 도저히 안 써지네요..

 

이 책보다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는 진짜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기회되면 한번씩 읽어보세요.

초등고학년은 좀 빠를래나 싶기도 하지만,,중학생이나 고등학생들은 한번씩 꼭 읽어봤으면 좋겠네요.

 

다음에는 최근에 나온 <유성룡 : 설득과 통합의 리더>를 읽으려고 점찍어두었습니다.

 

    

 

이거 제 타입이 아니라서 아이고 넘 *팔리고 부끄러워 이만 총총====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