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샘물고등수다방

(펌) 3학년 도시락 챙겨주고 왔어요.

깊은샘1 2007. 11. 15. 20:18

큰아들 학교의 어머니들카페에서 가져와봤습니다.   

수능날에 이제서야 "나도 고등엄마"임을 실감합니다.

 

 

 촉촉하게 젖은 대지의 느낌이  하나도 낯설지 않은

    엄마품같은  포근한 새벽어둠을 가르며 새벽5시,

    학교에 도착했습니다.

    급식실에는 벌써 20여분의 1.2학년  어머님들이 계셨고.

    노오란  앞치마를 깔끔하게 두르고 수험생만큼이나

    긴장된 얼굴로 대장님(영양사선생님과 조리장님)말씀을

    숙지하고  지정포지션에서  준비태세완료.

 

    오늘 엄마들의 임무는

    수험생들이 각자 준빈해온 개인 도시락에

    급식실에서 준비한 점심을  하나하나 담아주고,

    아침식사 챙겨먹이는 일입니다

 

    만반의 준비는 다 되었는데

    부지런한 몇몇 친구들만  하나,둘  다녀가고

    속이 타더라구요. 

    운동장에 대기중인  7.8대의 버스는 7시에 출발한다는데. 

 

     새벽 3시 반부터 준비하셨다는  도시락메뉴

     참치김치볶음. 불고기. 계란말이.연근닭고기볶음.멸치견과류볶음.된장국.

     카레. 야채죽. 김. 귤과쵸컬릿바. 뜨거운물.

     그리고 전학년 아침식사 메뉴는  또 다른걸로.....

     와~~~~   확실히 프로는 다르더라구요.

     이많은 준비들이  한치 빈틈없이  일사분란하게

     완벽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참고로, 조리장님은 흰머리가 멋있는 중년남이시고  새로 오신

     영양사님은  막내여동생같은  젊은 처자이십니다.

 

     6시전후로  예상했던대로  도시락을 든 수험생들이  한꺼번에

     내려오더군요.  울엄마들도 나름대로 프로아닙니까.

     한명씩 그야말로 맨투맨으로 쟁반에 도시락밥, 국, 반찬통 펼쳐들고

     아이들 각자 원하는 걸로 함께 기도하는 마음으로 

     사랑과 기원, 그리고 할 수 있는 모든 좋은 것들을 꼭꼭  담아,

     등다독거려  밥먹여  보냈습니다.

 

     한두 줄기 떨어지던 비가 말끔히 개이고,

     아직은 어둠이 깔린 운동장에 

     단잠에 빠져있을거라 생각했던  1.2학년  사랑스런

     녀석들이  촛불과  격려의 글을 써들고,  쟁반에 뜨거운 차를

     받쳐들고  교문까지  도열하여 형님.누님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이글을 쓰는 지금도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사랑스럽고 고마운 아이들, 

     선생님들,

     급식실 식구들,

     그리고,그리고,.........

 

     어느 엄마가  자기더러  오늘 아침  오라고 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이런 감동을  느끼게 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하더군요.

     모든 엄마들이 모두 한마음이었습니다.

     우리 아이들 모두모두,

     아자아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