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네 이야기/화이트린넨네

화이트린넨 : 2008년 4월 - Jade의 진행

깊은샘1 2008. 4. 22. 01:16

사실 고딩생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보니,  집에서의 진행은 구체적으로 쓸 말이 별로 없습니다.

아이의 생각의 변화, 느낌, 다짐,  그것들을 바라보는 엄마의 시각...

뭐 이런 부분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아직은 이렇다할 결과가 별로 보이지 않아

더욱 쓸 말이 없어지더군요.

 

Jade는 그저 열심히 그리고 씩씩하게 학교생활 잘하고 있습니다.

 

사실,  중2 겨울,  본격적으로 전투준비태세를 취하려든 즈음에, 아이의 학업에 대한 마음을

다소 흔들어 놓는 계기가 있었기에  중3 진행이 많이 소홀했습니다.

 

영어는 거의 진행이 별로 없고,  무엇보다  단단하다 믿고 있었던 수학 (중3과정)이

많이 불안했슴을 깊이 깨달았지요.

책꽂이 정리를 하다가  중1-2학년동안    영어 수학 경시반에 있으면서  받아왔던  수많은

영 수 경시대회 상장들을 보면서,  안타까와 마음이 미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겨울방학   예비고에서의 특별보충수업을 계기로  그때부터  1주전까지

딸래미는 수학만 했습니다.

하던대로  실력정석을 혼자서 노트에 꼼꼼히 정리하면서 풀고,

더불어  9-나 과정에서 구멍난 부분을 또 혼자서 메우느라 애썼습니다.

 

아침 7시 10분에 나가서  밤 10시 20분이 되어야 돌아오는데

아이는 매일 "하루 종일 수학만 했는데도,  정말 시간이 부족해" 하는 말만 하더군요.

4월안에 9-나 과정을 다지는 것이 목표였는데,  중간고사가 4월말에 있어

좀 서둘러 마무리 한 것 같습니다.

 

입학 하자마자 치렀던 모의고사와   이번 사설학원 모의고사를 통해 

수학만 다시 잡으면  되겠다는 자신감을 회복한 것 같습니다.

 

영어는 단시간에 끌어올릴 수 없는 과목이지만,  수학은 그것이 가능한 것 같다며,

수학만 잡으면  승산이 있다며   의욕을 보입니다.

또 한편으론   영어를 전혀 손대지 않고 있어도 되는 것이 이렇게 다행일 줄 몰랐다고 하네요.

(엄마한테 고맙답니다. ㅋ~~)

 

밤에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렸다가  버스에서 내리는 아이의 가방을 받아주고,  팔장을 끼고 오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중3  1년이란 시간동안  자신이 뭘 했나...  어이없이 지나버린 시간들이 너무 아까와서 주워담고 싶답니다.

 

중딩때 생각에는  고딩이 되면 어찌 그리 공부만 하고 살까... 싶었는데,

그것이 가능한 이유도 알겠답니다.

그런 말을 하면서  고등학생이 되어  은근히 보이는 승부근성 섞인 말들이

뚜렷한 욕심을 보이지 않아 갈증을 느꼈던 엄마의 마음에 단비같이 느껴집니다.

 

요즘은  기말고사 준비에 열심입니다.

저녁엔 가능하면 11시반 전후로 꼭 자라고 하는데,  아침엔 5시에 일어납니다.

 

사실, 전 거의 큰 딸래미 학교 가는 것은 못봅니다.

막내 태어나면서  아침형인 남편과  야행성인 저가 나름 맺은 계약으로

또  아침엔 남표니가 새벽 6시경 전화영어를 하기 때문에  아침엔 남표니가 챙겨줍니다.

대신 밤 늦게까지 막내 재우고,  아이들 자는 것 보고 , 뒷 정리는 제가 합니다. 

 

언젠가 부터   막내를 유치원 보내고 나서,   항상 새미네를 들어오려고  공부방에 들어와 보면,

칠판에 큰 딸이 공부한 흔적이 가득하였습니다.   한동안 그런가보다 하고 예사로 넘겼는데,

꾸준히  우렁각시처럼  아침마다 칠판의 내용이 달라져 있더군요.

늘 밤엔 내가 딸보다 늦게 자니  아침에 공부한 흔적들일텐데 싶으니,  이젠 아침에 공부방에 들어오면 칠판부터 확인하게 됩니다. 기념으로  몇 장 찍어 남겨놓았습니다.

 

 

 

 

아마 Jade의 진행과 관련한 글에서 느끼셨겠지만,  항상 과학 과목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분야가  의대와 화공 관련 연구분야인데,  과학 특히 화학과 물리가

너무 어렵다고 늘  "과학 못하는 아이"라는 생각을 해 왔지요.

 

사실,  이과를 준비하는 아이들은 이미  과학도 수학도 높은 단계까지 준비해서

입학 한 것으로 압니다.

딸래미는 늘 과학 60점대 - 90점대를 오가면서도   외부의 도움은 받지 않겠다며

혼자서 끙끙댑니다.

 

과학이 어렵고  이해되지 않을 때가 많지만   재미는 있답니다.

 

시험 준비는,  교과서와 참고서 + 코로나님 소개해 주신 교과서 + 미국 중고등 과학교과서를

모두 들춰보며 공부합니다.

보고 있으면 참으로 거북이처럼 답답한데,  자기는 이렇게 어려운 부분이 해결되어야

넘어 갈 수 있다고 하니  어쩔수 없이 지켜봅니다.

 

저 미국교과서는  작년에 아이가 너무 과학을 어려워 해서,  일전에 소개해 드린  세계사교과서

구입하면서  큰 마음먹고 거금들여  분야별로 사 두었다가, 이번에 처음 활용하고 있습니다.

 

글 내용까지 모두 읽어 볼 시간은 없고,  그림이나 사진들이 아주 상세하게 나와있어

주로 그림들과 그래프 등을 참고합니다.  나름 도움 된다고 하네요.

 

 

  

 

 

    지각 구조 플레이트에 관한 같은 그림인데  더 상세하게 나와있긴 하네요.

 

 

영어  수학은 12명씩 뽑아서 심화반 수업을 하고 있는데,  수학은 사실 중3 과정으로 뽑아서

조금 못미치는데,  선생님께  실망시키지 않고 열심히 할테니  포함시켜 달라고 했다네요.^^:;

제가 그 말 듣고 정말 깜짝 놀랬습니다.

그런 행동을 보인 것이 태어나서 처음이었거든요.

혼자서는 옷 바꾸러도 못가는 아이이고,  선생님이 체점 잘 못하신 것도 고쳐달라

말도 몸하는 아이였는데...

 

제가 "야~ 그거 비리아니냐?  다른 친구들도 같은 마음일텐데..."라고 했더니

그런 아이가 저 밖에 없었답니다.

"니 행동에 책임 지기 위해서라도 진짜 열심히 해야겠다" 라고 했지요.

 

제 스탈 아시지요?

결과 보다는  지금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뻑하는 스타일인 거...

열심히  잠도 줄이고  잠시 잠깐 쉬는 것 빼고는 공부만 하고 있는데, 

결과가 기대에 못미친다고 해도  뭐라 말할 수 없습니다.

그저  고맙기만하고  미안한 마음만 듭니다.

 

그나마 가던 토요일 논술도 접어서,  학원엔 한 군데도 안가는데

아이는 그래서 더 좋아하네요.

 

공부 잘하는 상위권 아이들의 표정들이 너무 어둡고  긴장감이 돌아

그것을 보는 자기는  청강생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편하다네요.

짝궁이 넘 긴장된 모습으로 하루 하루를 지내는 것을 보면,  저런 상태로

3년을 어찌 견디려고 하나... 싶어진답니다.

 

아무튼 큰 딸래미도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항상 최선을 다해 열심으로 해 주기만을

바랍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