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재미와 크미의 생활

깊은샘 : 영국의 재미로부터<1>

깊은샘1 2007. 9. 27. 10:11

민족의 대명절 잘 보내셨나요?

이제 긴 연휴를 끝내고 서서히 본래의 일상으로 돌아와야겠지요?

그간의 자유시간동안에 영어책 맘껏 읽게 하셨나요?

영어책 읽는다고 폼만 잡고 사촌들 기죽여놓기만 했나요?

 

자,자, 9월 진행글 덜 쓰신 분들은 마저 쓰시고요.

 

요 글은 재미가 어제 저에게 보내 온 편진덴요..

사적인 편지지만 교환학생 생활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잠시동안만 공개해놓을게요...

아이의 허락을 받지 않았거든요...

블로그에 글 좀 쓰면 어떻겠느냐고 했더니 대답이 없네요..많이 부끄러운가봅니다.

저희 애들은 그렇게 재치가 넘치거나 다정다감한 아이들이 아니라서 별 재미는 없는 편지입니다.

 

 

엄마ㅎㅎ
하트하면 스팸으로 가는지는 또 몰랐네요ㅋㅋㅋㅋㅋ
전 이제 어느정도 적응되어가고 있는거같아요-
플랫 아이들도 다 만나서 인사했구요, 어젠 저희 플랫의 Lou라는 영국여자애랑 걔네 친구들이랑 같이 파티가서 놀다 왔어요
영국애들이 냉랭하다고들 하지만 이 곳 아이들은 다들 하나같이 친절한 거같아요-
오히려 미국애들이나 아시아계 애들처럼 부담스럽게 관심을 보이지 않고
제가 도움을 청하면 적절히 도움을 주고 챙겨주고 해서 전 더 좋은 것 같아요^^
전 Lucy라는 영어이름을 쓰고 있는데요 어제 만난 애중에 Emma라는 애는
저에게 너희가 굳이 영어이름까지 만들어야 하는게 웃기고 미안하다면서, 제 한국이름 외우려고 애쓰는게(결국엔 못외웠지만;) 넘 고마웠어요ㅎㅎ
그리고 재밌는게 huffy라는 영국여자애는 저보다도 더 homesick에 시달리고 있는거 있죠
아무래도 다들 아직 19살, 20살정도 밖에 안된 신입생들이라 그런가봐요-
저희 플랫엔 영국여자애 3, 맨체스터 출신 영국남자애 한명, 오스트리아 남자애 한명, 사이프러스 출신 남자애 한명, 그리고 저포함 한국인이 2명 있답니다. 사이프러스 애는 저보다도 영어가 서툴러서 기숙사에 정을 못붙이고 계속 런던에 있는 삼촌집에서 자고 오는 거같더라구요;
참 어제 오후에는 학교근처의 Tesco라는 마켓에서 친구랑 잔뜩 장을 보고 왔는데요(먹을 걸 너무 잔뜩 사서 히터는 사지도 못하고 왔어요;)
분명히 나올땐 해가 쨍쨍했는데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는거에요-
혹시 몰라서 우산은 챙겨왔는데 손에 든게 너무 많아서 우산을 도저히 못드는 상황이었는데 난감했죠;;
게다가 길까지 못찾겠는거에요T-T 그래서 길가던 여자애한테 학교로 가는 길을 물어봤는데 너희 짐도 많고 비도 많이 오는데 그냥 택시 타라며 자기집에 데려가서 쉬게 해주고 택시도 불러줬어요; 흠 영국사람들 꽤 친절하더라구요^-^
영국날씨 정말 예측불가능이에요- 하루에도 세네번은 비왔다 해떴다 계속 바뀌어요;;
오늘은 Language centre에서 제2외국어랑 In-sessional language course Fair가 있어서 곧 거기 가보려고 해요
동아리 박람회도 있어서 한번 들러보려구요..

*대에서 온 한국인들이 무지 많아서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는 거같아요
제 플랫메잇 오빠는 좀 맘에 안들지만, 다른 *대오빠들은 무지 잘 챙겨줘서 참 편한데
너무 한국인들끼리 뭉쳐다니는 거 같아 그닥 보기좋지 않아요;;
저 같은 경우엔 제 플랫엔 대부분이 영국애들이라서 완전 친하게 지내긴 힘들고
기회닿는대로 다른 유럽출신이나 미국애들이랑 친해지려 하고 있답니다. 그저께는 이태리 출신 대학원생들이랑 놀았었는데 다들 무지 재밌고 활발해서 참 좋더라구요-
아 저번에 보낸 사진은 London eye에요- 밀레니엄을 기념해서 런던에서 만든 대관람차래요.. 빅벤과 함께 런던을 상징하는 icon이죠
템즈강을 사이에 두고 빅벤과 런던아이가 마주보고 있답니다. 근데 전 개인적으로 빅벤이 더 좋아요ㅋㅋ
템즈강에서 빅벤을 바라보니 제가 영국에 있는게 그제야 실감나더라구요ㅎㅎ
빅벤은 parliament house하고 붙어있는데요 국회의사당 가이드가 9월말까지밖에 안한다 그래서(11월에 의회가 시작되니까요)
그걸 듣고 히드로 공항으로 다시 돌아갔었죠ㅎㅎ 국회 의사당 넘 멋졌어요! 빅토리아 여왕시대에 만들어져서 왕실과 의회의 전통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더라구요.. 의회가 실제로 진행되는 방에도 들어갔었는데 오늘날에도 전통그대로 의회가 진행된다 하더라구요!
뉴스에서 보는 우리나라 국회모습과 사뭇 달라요- 뭔가 더 품위가 느껴지는?ㅎㅎ 재밌는게 영국 의회에서도 옛날부터 하도 주먹질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보수당 노동당 의원석에 빨간 선을 그어서 그 밖으로는 못나오게 한다네요ㅎㅎ
이번에 democracy in Britain이라는 과목을 듣게 됐는데 가장 기대되는 과목이에요- 영국은 민주의회정치의 출발점이 된 곳이잖아요.
수박겉핥기라 할 수 있는 한국식 민주주의에 대해서밖에 알지 못했는데 민주주의의 뿌리와 정통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거 같아 설레요ㅎㅎ


제가 이번에 보내는 사진은
1. 국회의사당 건물에 있는 올리버 크롬웰 동상..
2. 빅벤과 멀리 보이는 런던아이
3. 학교 식당에서 밥먹다가 친구가 찍어준 저(이 곳에 있으면 햇빛이 정말 소중해지는 거 같아요;;ㅎㅎ)

사진 크기를 너무 크게 설정해놓아서 속도가 느리네요;;
담에 찍을 때는 작은 걸로 설정해 놓아야겠어요
저도 엄마아빠랑 인터넷 하니까 좋아요!
제 msn ********@hotmail.com이니까 msn도 해요-
이 곳이 한국보다 8시간 느린거니까 그렇게 시차가 많이 나는 건 아닌듯해요
이제 한국도 완연한 가을 날씨겠죠? 다들 감기 조심하라고 전해주세요:-) 언니랑 **랑은 통화를 못해서 목소리 듣고 싶네요-
그럼 bye~~

 

 

 

잘 아시는 빅벤과 런던아이입니다.

썰렁한 편지라서 요거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