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학교 1기 선배방/느리고평화-중3남 필립·초5여 줄리

느리고평화: 초5 조카 시작기

깊은샘1 2008. 2. 2. 16:26

제가 참 좋아하는 둘째시누이의 첫째가 초5 girl입니다. 곧 6학년이 되지요.

키가 165 cm쯤 되고 사춘기도 웬만큼 거쳐 이미 여자의 자태를 갖춘 예쁜 아이이지요.

제가 이리로 이사오라고 박박 우겨서 같이 집보러 다니고... 등등을 거쳐 보름후면 우리집 근처로 이사옵니다.

동네 영어학원을 1년쯤 다닌 게 다입니다. 엄마표 영어에 대해 적극 소개하고, 우선 리딩타운레벨 테스트부터 해보라 했습니다. KC(KB?) 나왔다 하더군요. 이 수준에 맞추어 겨울방학이 되면서 이 아이에게 일주일에 한번씩 영어책을 빌려주고 듣고 와라, 읽어도 봐라 했습니다. 이렇게요.  

 

본 게임전 2주간 (제 앞에서 읽어보이는 걸 싫어해서 일단 수준가늠용으로 여러 개 빌려줘봄)

일요일은 쉬고, 주 6일, 하루 3시간을 목표로 숙제를 냈습니다.

매일 매일 본인이 한 것을 노트에 적어오게 했습니다.

 

1. 런투리드 레벨 16까지 책 40여권과 테이프

2. An I Can Read 레벨 1과 레벨 2의 책과 테이프 몇 개.

3. 리터러시 플레이스 1.6 (LP중 집에 있는 게 이게 가장 낮은 단계인지라) 좍 듣고 하루에 이야기 하나씩 듣고 따라읽어와라.

4. Oxford storyland readers 레벨 1과 2 책과 테이프

 

결과

1. 런투리드는 2번 정도 듣고, 반응은 몇개는 재미있고 몇개는 재미없다고 함.

2. AICR-아멜리아 베델리아가 가장 재미있다고 했습니다.

3. 리터러시 플레이스는 조금 듣다가 어려워서 포기

4. OSR : 들을만 했다고 함. 1번 들음.

 

이랬는데, 2주전 부터는 책 바꾸러 오는 매주 특정요일마다 1시간-1시간반 정도 저랑 이렇게 했습니다.

깊은샘님이 제시한 학습모형 1을 많이 참조했습니다.

 

1회

1. Oxford storyland readers level 3 - 한 권을 같이 테잎들으며 문제풀이와 마지막의 Question까지.  

2. Scott Foresman출판사의 Reading 1.2의 이야기를 제가 읽고 조카가 따라 읽었습니다. 읽는 걸 두려워하고, 본인 스스로 파닉스도 잘 안된다고 하며 아주 작은 목소리로 읽었지요. 이때 줄리가 들어와, 언니읽는 걸 듣고는 "언니가 엄마보다 발음 더 좋다." 한마디 했는데, 조카가 환하게 웃으며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릅니다. 조카에게 그 무엇보다 큰 자신감을 불어넣어준 고마운 사건이었습니다.

 

빌려준 책과 테이프 - 결과 (6일 중 3일만 시행)

Scott Foresman Reading 1.2 & 1.3 - 1.2만 듣기 1회

AICR 레벨 1과 2의 책 6권 - 1회 들음

OSR 레벨 3과 4 - 1회 들음.

 

6일중 3일만의 기록이었지만, 했는 날은 얼추 3시간은 했겠더군요. 칭찬 많이 해줬습니다.

 

2회

1. OSR 레벨 4중 한 권을 읽고 해석해주며 문제 풀었습니다.

2. Reading 1.2 중 가장 자신있는 스토리 하나 읽으라 하니 부끄럽다 하여 아이가 고른 스토리를 같이 읽었습니다. 목소리도 지난번보다 조금 커지고 비교적 잘 따라 읽었습니다. 

3. Littel Critter 5권을 읽고 해석해줬습니다. 흥미유발차원에서요. 너무 뜻을 모르면 이 나이의 아이에겐 고문일수도 있을테니까요.

4. 문법공부 :  I-my-me-mine...이렇게 부르는 노래 아시죠? 그 노래에 맞추어 공책에 주격, 소유격, 목적격, 소유대명사를 써주고 간략히 설명해줬습니다. 그에 따른 be동사도 써주고요. 나이가 있으니 규칙을 조금씩 알려주면 저비용-고효율 구조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요,ㅎㅎㅎ

 

숙제

1. OSR 레벨 4 : 하루 2권씩 듣기: 2회째 들을 때는 듣고 문제 풀기

2. Reading 1.3 : 매일 테이프 한면씩 듣기

3. AICR 레벨 1- 5권 : 매일 1-2권씩 듣기

4. Littel Critter 6권 : 엄마에게 읽어달래서 매일 한권씩. (테이프가 없어서 그랬는데, 읽어주는 사이트를 활용하게 해야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영어전문가도 아니고, 과외샘도 아닙니다.

그러나, 이 아이랑 이렇게 하는 것은 이 나이의 아이에게 맞는 학원을 찾기 어렵고, 이미 본인 스스로 영어때문에 조금 위축되어 있는 처지에 6학년, 이후 중학생이 되면 학교에서조차 위축감을 심하게 느끼게 될 터인데 초등 마지막 일년간 바짝 하여 자신감을 가지게 도와주고 싶다는 소박한 마음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일 경우, 엄마의 마음은 몹시 바빠져서 아이는 안 보이고 아이의 영어만 보이게 되기 쉽지요. 때마침 찾아오는 사춘기까지 겹치면 영어를 포기하느냐, 아이를 포기하느냐 하는 마음까지 들 수 있지요.

 

아이의 나이가 이미 꽤 되고, 정서상 사춘기도 겪는 아이인데 본인 레벨과의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을 어떻게 줄여주느냐가 가장 힘듭니다. 엄마와 하기보다 애정과 관심을 가진 가까운 친척 (저같은 경우엔 외숙모가 되지요)이 이끌어주는 게 이런 어려움을 줄이고, 아이에게 동기부여하는 데 훨씬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건 아이도 그렇게 말하더군요. 그래도 일단은 엄마와의 관계가 좋으니까 가능한 것이겠지요.

 

도보 10분 거리로 이사오면, 1시간 정도 더 시간을 내볼까 생각중입니다. 깊은샘님이 하시듯 그렇게는 도저히 못하겠구요^^

 

그 무엇보다 아이가 저를 만나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표정이 점점 밝아지고 웃는 정도도 점점 환해지고, 말소리도 조금씩 커지는 게 기쁩니다. 아이들은 부모만이 키우는 게 아님을 느끼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정말이지, 저는 아이는 한 마을이 키운다~~는 그 말대로 되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말인데요, 누구,우리 아그들 좀 ^^ ㅎㅎㅎ

 

새미네학교에서 2기로 튕겨올라가는 마당에(^^), 조카의 시작기를 다소 길게 쓰는 이유는 제 스스로에게 대한 다짐이기도 하고, 샘님들의 조언도 구하겠다는 포석도 깔려있고(^^), 시작하는 다른 어무이들과 경험을 나누려는 기특한(퍽!! 여기저기 돌 날아오는 소리, 들리는구만요^^) 마음도 있어서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