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네 이야기/조르바네

조르바 : 독후감

깊은샘1 2008. 2. 21. 11:20

알베르또 중학교 입학 숙제가 만만치 않습니다.

필독서 20권에 독후감 2편, 영어자기소개서와 영어설문지 작성, 한자20쪽 분량의 쓰고 외우기등.

입학식 전날 시험을 보는데 그때까지 알베르또의 게으름으로는 해결이...^^

 

읽은지 가물가물 하다던 어린왕자 한 편을 얼렁뚱땅 완성했는데 올립니다.

 

                                                  어린왕자

초등 3학년 때 엄마랑 그런대로 재미있게 활동도 하고 독후감을 썼던 책이다.

그때의 내 글을 읽어보니

“왕자란, 멋있고 돈도 많고 어려운 일을 척척 해결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내가 읽은 어린왕자는 장미와 다투고 화산을 청소하는 동화책에 나오는 왕자들과 달랐다.........(중략)   나는 여우의 여러가지 가르침을 듣고 사물을 볼 때 겉 모습이 아닌 마음으로 보아야 하는 것을 알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우리 부모님이 나를 사랑하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이런 생각을 했었나, 멋쩍다.

 

다시 어린왕자 책을 펼치고 그림을 들여다 보았다.  초등때는 그림이 단순히 재미있다고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나의 닫힌 사고를 비판하는 그림처럼...... 어린왕자의 시각이 참 순수하다고 할까?

내가 점점 밝은 마음이 사라져 가는 것은 의무가 더 많아지고 책임이 더 무거워진다는 뜻일까? 

어린왕자가 던져주는 물음들이 앞으로 내 삶의 방향에도 많은 물음과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나는 그때 아무것도 몰랐어! 그 꽃이 하는 말보다는 행동을 보고 판단했어야 하는 건데. 그 꽃은 내게 향기를 풍겨 주고 내 마음을 환하게 해주었어. 도망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 하찮은 꾀 뒤에 애정이 숨어 있다는 것을 눈치챘어야 하는 건데 그랬어. 꽃들은 모순덩어리거든! 그렇지만 나는 너무 어려서 그 꽃을 사랑할 줄 몰랐지.”

우리 가족의 모습일까? 부모님이 내게 기대하는 것과 충고들. 그러나 지금 나는 그 모든것을 잔소리와 귀찮음로 여기고 있다. 더 어렸을 때는 부모님이 해 주시는 말씀들을 듣고 지키려 노력했는데 점점 그것과 멀어지는 기분이다. 오늘 아침만 해도 엄마의 말씀을 먼저 잔소리로 여기고 귀를 막았으니. 나야말로 하찮은 꾀를 부리고 있는거다. 그것이 부모님의 애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하지만 가족이 정말로는 귀찮다거나 피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지금의 내 마음에 먼저 귀를 기울이고 있을뿐이니까.

 

“길들인다는 건 무슨 뜻이니.

그건 너무나 잊혀져 있는 일이야. 그것은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란다.

여우가 대답했다.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

그래 내게 있어서는 아직 네가 몇천 몇만 명의 어린이들과 조금도 다름없는 사내아이에 지나지 않아. 그리고 나는 네가 필요 없고, 너는 내가 필요 없지. 너에게는 나라는 것이 몇천 몇만 마리의 여우와 같은 여우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네가 나를 길들이면 우리는 서로 필요하게 될 거야. 내게는 네가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아이가 될 것이고, 네게는 내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이 될거야.”

길들이는 것, 요즘 내가 겪고 있는 일들중의 하나다. 나는 수학을 길들이고 있다(?) .

길들이기 위해서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너무나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데, 그만큼 애정도 커지겠지! 그리고 우리는 참다운 관계를 맺게 될거라 확신한다. 물론 친구나,주위의 다른것과도 함께.

 

“내 비밀을 가르쳐 줄께. 아주 간단한 거야. 잘 보려면 마음으로 보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안 보인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는 안 보인다.

어린왕자는 기억하기 위해서 되뇌었다.

네가 네 장미꽃을 위해서 쓴 시간 때문에 네 장미꽃이 그렇게 중요하게 된것이다.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어린왕자는 받아 말했다.

 사람들은 이 진리를 잊어버렸어. 그렇지만 너는 잊어버리면 안 돼.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서는 영원히 네가 책임을 지게 되는 거야. 너는 네 장미꽃에 대해서 책임이 있다. 머리에 새겨 두려고 어린왕자는 다시 한 번 말했다.”

나도 다시 돌아가 생각해본다.

 ‘부모님이 나를 배속에 품은 순간부터 나를 길들여 왔고,길들인 것에 대해 영원히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구나,그래서 그렇게 끊임없이 내게 관심을 가지시는 거고 사랑을 보내는 것이구나.’

나도 마찬가지로 내가 시작한 것에 싫지만, 할 수 없지만, 하고 있는 것처럼.

반성이 많은 부분이다.

 

“별들은 보이지 않는 꽃 때문에 아름다운 거야

그렇고 말고

.......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 우물이 숨어 있어서 그래.

그래 집이건 별이건 사막이건 그 아름다움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서 오는 거다. 내가 지금 보는 것은 오직 껍질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 보이는 것이다.”

내가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지금 관계가 너무 어려워진 부모님과 나 사이를  어떻게 풀어드려야 할지 해답이 보이는 것 같다.

숨어 있는 부모님 사랑, 그리고 나의 부모님에 대한 사랑, 지금 이 공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부모님이 주시는 사랑을 거부하는 것처럼 보이는 모습을 바로 잡아야겠다.

어렸을 때, 부모님의 말씀을 그대로 받아드렸던 것처럼, 솔직하고 순수하게 받아드리도록 노력해야겠다.

이것이 진정한 보물이겠지!!! 

 

알베르또의 숙제가 많아 잔소리를 또 해야하는데 이 글을 읽고 나서 움찔하게 되네요.

어휴,스스로 하면 좋으련만. 글은 청산유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