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네 이야기/화이트린넨네

화이트린넨 : Jade의 영어진행기 1 - 엄마표이전의 초등시절

깊은샘1 2007. 5. 11. 21:37

우리집 현재 영어진행을 올리기 전에,  6학년에서야 시작된 짧은 엄마표 진행 역사이지만,  이전 진행을 나름 정리해 보아야 겠다 생각되었습니다.

요즘 어무이들처럼 상세하게 기록해 놓은 것이 없어,  큰 그림만 그려봅니다.^^

 

 

Jade는 현재 중3인 여자 아이 입니다.

 

간간이 쓰는 저의 답글에서도 느끼셨겠지만,  엄청나게 느긋하고,  긍정적이고,  순수하지만,  때론 엄마를 답답하게 하는 단순무*한 면도 다분히 많은 아이랍니다.

본인은 그 이유를 다른 아이들보다 분유를 12달 덜 먹어서 그렇답니다.  7살에 입학해서리..^^

 

4살때 서울에서  주변이 온통 산으로 둘러져 있는 시골로 이사를 갔습니다.

그곳에서, 그나마도 성당에서 운영하는 몬테소리하는 유치원... 이런 거 다 마다하고,  YMCA 아기 스포츠단을 거쳐,    놀이 위주의 유치원을 다닌 뒤,  초등학교에 입학했지요.

 

그전까지의 사교육이라면,  미술 하나였고,  한글도 입학 직전인 6세말에 겨우 깨우쳤답니다.    주변의 엄마들에게 "간큰엄마" 1호였지요.

 

초등시절엔... 정말 원없이 놀았습니다.

 

뱃속에 넣고부터 직장다니며,  남의 손에 키우면서,  바깥 구경 많이 못 시켜준 것에 대한 한풀이라도 하듯이... 그렇게 돌아다녔지요.

 

주말엔 집에 붙어있는 날이 거의 하루도 없을 정도로,  산으로 들로,  음식 발발이 싸들고 다니며,  삼겹살 구워먹고,  다슬기 잡고....

그 와중에도 스케치북과 그림도구들을 들고 다니며   그림도 그리고...

사진도 원없이 찍었고,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구요.

 

유일하게 보낸 2가지 캠프 중 한가지는 그나마도 계룡산 근처의 놀이학교였답니다.

 

2-3년동안,  한 장소에만 계속 같은 놀이학교를 보내다 보니,  같은 곳도   자연을 배경으로 한 곳이라 그런지,  4계절의 변화가 모두 새로왔고, 다른 장소처럼 보이고,  그곳에서 즐기는 아이들의 놀이도 모두 달랐지요.

 

심지어는 평일에도,  학교 사정으로 4교시만 하는 날엔,  친한 엄마들이랑 오전에 미리 먹을것 준비했다가,  학교앞에서 아이들 기다려서 차에 태우고는,  근처의 절을 찾아,  개울에 아이들을 풀어놓곤 했었답니다.

 

그렇게,  5학년말,  지금 사는 이곳에 이사오기 전까지,  초등 시험을 위한 총정리 문제집 한권 온전히 사서 푼 기억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1학년부터 검도를 꾸준히 했습니다.

검도 가는 날엔,  엄마들과  동생들도 모두 함께 가서,  아이들 검도장 넣어놓고,  그 앞 마당에서 꼬마들이랑 놀다가,  큰 아이들 나오면,  함께  "우리집에 왜 왔니..."를 하며,  밤 늦게 까지 놀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산만하기 그지 없다 소문났던 아이가,  서당에 다니며  사자소학도 배우고  붓글씨도 쓰면서,  차분하고 진지하게 다듬어졌습니다.

붓글씨를 배우기 시작한 지 2달만에,  전*의 풍남제에 나가 금상을 탔다는...ㅋㅋ (진짜 자랑질입니다.  아이 태어나서 처음 타본 큰 상이었걸랑요^^)

 

토요일 마다 5년을 한결같이 즐겁게 다녔던 미술놀이학교 선생님은,  제 평생 잊지못할...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데 있어서 마음의 중심이 되어 주셨습니다.

헨렌 니어링의 책을 저에게 선물해 주신 분이었고,  스스로 그 사람의 모습처럼 사시면서,  자연의 가르침을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달하고자 노력하는 분이시지요.

 

늦게 배운 피아노에 목숨걸고 연습했던 기억도 나네요.

일부러 피아노를 늦게 사주었더니,  연습하느라 피아노 학원 문턱이 닳도록 들락거렸고,  그래서인지,  지금도 못치는 피아노지만,  자신의 유일한 휴식의 상대로 생각하고 아낀답니다.

 

1학년때  판소리도 공짜로 배웠습니다....  춘향가, 흥부가... 잘 배워서 할아버지 할머니께 용돈도 꽤 탔다는...   그 덕분인지  학교에서 가창시험 치면, 제일 잘 올라간다고 자뻑합니다. 

(오늘 좀 심하게 오버하네요.ㅋㅋ)

 

큰 아이의 초등시절...  영어를 생각하면, 조금이라도 아쉬워 해야했던 시간이겠지만, 지금 돌이켜 보아도, 저와 제 아이의 삶에서 황금같은 시간이었다... 후회하지 않습니다.

 

외국인 회사 다니며,  꽤나 멋부리고 날나리과에 속했던 제가,  결혼 후 가장 잘했다.. 스스로 칭찬하는 일이,  시골에 맨 처음 내려와,  한 몇개월을 우울함으로 지낸 뒤,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것이  "이왕 시골에서 살아야 한다면,  최대한 시골 가스나들로 키우자" 결심한 것이었답니다.

 

가끔은,  그렇게 산 결과,  아이에게 어떤 득이 되었을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눈에 보이는 수치는 없지만,  자기주도적학습,  강한 정신력,  원만한 대인관계... 느긋함 (장점인지, 단점인지...)  그리고 어디든지 편하게 적응하는 성격... 뭐 그런것이 시골의 삶을 택한 것의 장점이 아닐까.. 스스로 생각해 봅니다.

 

다른 학과와 관련된 부분들,  일상 생활은  6학년이 될때까지 그렇게 주~~욱 여유였지만,  영어는 초2말,  수학은 초3말부터,  기초다지기를 시작했습니다. 

 

PS) 아래 사진은 초등 3년,  붓글씨 시작한 지 몇 개월 안되었을 때, 전시회를 위해 썼던 글입니다.  그 당시 놀러다녔던 사진 올려 보려고 찾았는데,  디카사진이 아니어서 힘드네요.  그나마 이 사진들이 남아있어 올려봅니다.

 

이름을 지운 것이 우리 아이 것 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글 계속 쓰도록 배려해 주지 못한것이 아쉽습니다.  그래도 전문가가 보시면 허접하겠지만.. 예뿌게 봐 주셔용 ^^:;

 

 


  

 

 

 

이 마지막 글은 여러 아이들이 하나의 글을 한 문장씩 나누어
각자의 필체로 써서 전체 작품을 만든 것입니다. 
왼쪽에 있는 글이 Jade 것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