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학교 1기 선배방/양사랑-고1여 랑이

양사랑 : 랑이오빠의 수학비법?이라시니..ㅠㅠ

깊은샘1 2007. 12. 20. 19:21

 

수학공부에 비법은 없지요.

아이마다 접근 방법이 다른데 혹시나 도움되실까싶어 딩요의 경우를 말씀드릴게요.

 

딩요는 아주 어릴 적에 남다른 점이 있었다면

유난스런 관찰력을 들 수 있답니다.

보행기를 타야할 때 가져다 놓으면 그 아래쪽 소리나는 곳을 들여다보느라 정신 빼고

말타는 것 가져다놓으면 스프링부분이 어찌 되었는지 들여다보느라 정신 빼고

조금 더 자라선 미끄럼틀 위 사각형에 올라가

하루죙일 온동네를 휘휘 돌아보며 관찰하며 시간보내는 거~

지하철역 옆에 살았는데 사라져서 놀라 찾아보면 티켓나오는 구녕 관찰한다고 정신 팔려있었지요.

트럭이 세워져있으면 아주 위험하게스리 바퀴 속으로 들어갈 정도였어요.

 

그러던 녀석이 초등시절 학교가면서 아주 평범한 아이로 자랐답니다.

교실 내에서 늘 있는 듯 없는 듯~

어쩌다 학교에 가보면 선생님 쳐다볼 생각은 않고 혼자 뭔가를 열심히 하고있어요.

선생님께서 질문하면 알아야할 것은 알고있으니 뭐라고 할 순 없는데

하여간 태도가 영~~ 맘에 안든다는 거지요.

수학은 100점 맞을 때가 거의 없었어요.

초1담임선생님께서 딩요는 우리 교육의 틀에 안맞는 것 같다, 유학을 고려해본 적 있느냐~

참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ㅋㅋ

 

초1때 수학을 꼭 한 두개를 틀려서 제가 혼냈지요.

"남들은 올백 잘도 받아오드만!"

"담임선생님께서 90점이상은 잘한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담임선생님 말씀이 틀린 거예요? 엄마는 저만할 때 모든 걸 잘했어요? "

어이없었는데 생각해보니 그말이 틀린 것도 아니더구만요.

"그려~ 난 너보다 훨씬 못했다. 담임선생님 말씀이 맞는데 엄마가 욕심이 나서..."

그런 아이말을 들으며 점수에 연연해하지말자고 다짐을 했답니다.

제 생각을 그리 똑 부러지게 말하는데 크면 나아지겠지 싶어서요.

그렇게 어영부영 지냈는데 용*수학이라는 학습지를 했어요.

단순반복보다는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면이 강한 것 같아서 그걸 선택했답니다.

어김없이 시험마다 실수는 하드만요.

 

초4쯤 되어 수학이 어려워지니 아빠가 간섭을 시작했지요.

저녁마다 아이와 씨름하는데 기가 막혀요.

아이는 아이대로, 아빠는 아빠대로 힘들어하는데

아무리 말려도 안되는 거~ 그거 또한 아들에 대한 욕심 때문이었겠지요.

주변의 모든 아이들이 학원을 다니는데도 딩요는 집에서 아빠랑 수학을 했답니다.

초6학년 여름방학이 되니 도저히 안되겠어요.

아들과 아버지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한 게, 이건 아니다 싶어서 학원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때만 해도 수학전문학원을 흔치 않았고

전과목 떠먹여주듯 내신관리하며 공부시키는 학원은 아니다싶어 철저히 배제했어요.

중고등학생 전문 종합학원에서 초등반을 운영하는 조금 먼 곳에 아이를 등록시켰지요.

 

처음엔 다른 애들 따라가기 힘들어했어요.

혼자 한 공부라서 그랬는지 성적이 그닥 잘나오진 않더라구요.

중2가 되어 경시반모집이 있었는데 이넘 아예 시험쳐볼 엄두도 내질 않아요.

왜그러냐고 했더니 과고갈 것도 아니고 뭐때문에 경시반엘 들어가야하느냐는 거예요.

아빠의 생각은 수학이 갈수록 어려워지므로 제대로 해야한다!

(공대 출신이라 수학의 어려움을 익히 알고있었던듯)

겨우 납득시켜서 경시반 시험을 치르게되었는데... 아~ 재수좋게 붙어버린 거예요.

 

그날부터 수학과의 전쟁은 시작되었어요.

25명중 거의 24-5등을 하는데 참 어이없더구만요.

그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또 다른 과외를 하는 애들이 태반이라는 걸 나중에야 알았지요.

여기서 아빠의 역할이 지대했던 부분이 있어요.

수학풀이과정을 체크하는 겁니다.

처음 노트에 괴발개발 엉망인 필체로(왼손잡이~) 과감한 과정 생략이 빛을 발하드만요.

틀리고 맞는 것, 점수가 낮고 높은 것보다 과정이 엉망으로 되어있으면 혼이 났지요.

그렇게 훈련을 거듭거듭한 결과 중3 초반이 되어서야 수학성적이 안정되기 시작했어요.

아빠 이야기론 이젠 차분하게 문제를 풀어나간다는 거예요.

그런 과정을 몇달 거치더니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지요.

중3 중반에 시경시대회에서 큰 상도 타고 일취월장 하더라구요.

그때부터 딩요는 수학에 진짜 매력을 느낀 것 같아요.

상타고 인정받으면서 이젠 정말 재미를 느끼며 문제를 풀기 시작했어요.

한 문제를 종일 들고 고민하는 적도 있었거든요.

옆에서 보기 답답했지만 안풀리는 것 생각하는 게 더 재밌다니 ㅋ

그렇게 성장한 것이 고3까지 쭈욱 계속되었던 것 같아요.

 

새로운 수학문제는 이 녀석에겐 도전이랍니다.

중요한 것 하나, 수학을 정복하면서 이녀석의 수업태도가 아주 좋아졌다는.

제가 확실히 아는 문제조차 선생님께서 설명하는 걸 듣고있으면 배울 게 있다는군요.

수업시간에 학원에서 배웠다고 엎어져 자는 넘들이 제일 안타깝다합니다.

 

고등학생이 되어 학급의 아이들이 잘 모르는 문제를 풀어달라고 들고오지요.

처음엔 모조리 풀어주다가 이건 아니다싶어 풀다가 막히는 것 가져와야 도와주기 시작했다는군요.

덕분에 딩요반 아이들 다른 반에 비해 수학성적이 무지 좋다는군요.

같이 풀고 배워가는 그 분위기 덕분이지요.

딩요얘기론 아이들 가져오는 문제 중에 처음보는 문제들도 많고, 어려운 문제도 많다는군요.

쉽게 이해시켜야하기 때문에 제 머리 속의 개념이 확실하게 정립된다는 거예요.

복습이 철저히 되기에 절대 친구들 문제를 외면하지 않아요.

 

그런 과정이 숨어있답니다.

딩요를 보노라면 수학성적이 지금 별로 안좋다고 해서 절대 실망할 것은 아니라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랑이는 오빠처럼 물고 늘어지는 근성이 없어요.

그걸 키워주는 게 지금의 목표랍니다.